봉 감독, 초고 읽고 곧바로 애슈턴에 전화 걸어 영화화 제안

봉준호 감독이 준비 중인 차기작의 원작자가 봉 감독을 극찬했다.
봉 감독의 차기작 원작인 ‘미키7’의 저자인 미국 출신 에드워드 애슈턴(Edward Ashton)은 지난 25일 원작 소설의 국내 출간을 기념해 출판사 황금가지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봉 감독에 대해 “나보다 나의 책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2월 봉 감독과 만나 2시간에 걸쳐 긴 토론을 했었다는 애슈턴은 “(봉 감독과) 현재 우리 경제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이나 계급 갈등을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등에 관해 비슷한 관점과 감정을 공유하고 있었다”며 “유머 감각도 서로 비슷하고, 현대의 부조리를 반영하는 예술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애슈턴은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봉 감독에 대해 “그의 모든 작품을 이미 다 보았다”며 “그는 천재”라고 호평한 바 있다.
애슈턴은 또 미키7의 초고를 2019년 말 완성했는데, 출판 계약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에이전시가 영화 제작사인 ‘플랜 B’측에 이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봉 감독의 영화 ‘옥자’를 제작하기도 했던 플랜 B는 이 초고를 봉 감독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애슈턴은 아울러 봉 감독이 자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영화화를 열정적으로 권할 정도로 작품을 마음에 들어 했다고 밝혔다.
한편 소설 미키7은 죽은 전임자의 기억을 가진 채 계속해서 되살아나는 복제인간인 ‘미키7’을 주인공으로 한다.
7번째로 복제된 그는 인류의 새로운 행성 탐사 작업에 투입됐다 추락 사고 후 가까스로 살아난 뒤 자신의 예전 기억을 갖고 태어난 ‘미키8’을 만나게 된다. 미키7과 미키8은 둘 중 하나가 죽거나 모두를 속이고 함께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등 위기를 맞는다.
이 소설은 두 미키의 이야기를 통해 ‘본질의 정체성’을 비롯한 여러 철학적 논제를 투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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