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판스프링의 직접 이탈과 떨어진 판스프링 밟았을 가능성 모두 열고 수사 착수
사고 잔상 진한 탓에 일부 피해자는 오랜 기간 운전석에 못 앉기도

가족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리던 승용차에 판스프링이 날아든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판스프링은 화물차 바퀴의 충격완화 장치지만, 도로에 떨어지면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흉기가 된다.
11일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쯤 경기 이천시 중부고속도로 대전 방면 호법분기점 인근 1차로를 달리던 A씨의 트래버스 차 조수석 앞 유리로 판스프링이 날아들었다. 날아온 판스프링은 앞 유리창을 뚫고 차 안으로 들어온 뒤, 내부 천장을 한 차례 충격하고 뒤쪽 유리를 깨고서 밖으로 튕겨 나갔다.
사고 당시 차에는 A씨의 아내와 딸, 장모까지 총 4명이 탑승해 자칫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다행히 이들을 판스프링이 비껴가면서 깨진 유리에 의한 찰과상 외에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사고 당시 충격이 워낙 커서인지 A씨 가족들이 후유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판스프링으로 인한 사고 대부분은 도로에 떨어진 판스프링을 달리던 차가 밟고 지나가면서 발생한 ‘2차 사고’에 가까웠지만, 이번 사례는 2차로에서 앞서 달리는 화물차에서 판스프링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차이점이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피해를 알리는 글을 올려 “2차로 주행 중이던 가해 차에서 철판 막대기가 떨어져 나와 제 차 본네트에 맞고 유리를 관통했다”고 적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도 A씨 차의 블랙박스 영상 확인 등을 토대로 화물차가 판스프링을 떨어뜨렸거나, 바닥에 있던 것을 밟아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달 2일에는 경기 화성시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 부근 서울 방면 도로에선 B씨가 몰던 1.5t 화물차로 판스프링이 날아들어 B씨가 손과 가슴 등에 타박상을 입었다. 이보다 앞선 2018년 1월 이천시 호법면 중부고속도로에서는 운전자가 판스프링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고속도로는 주행 특성상 사고 시 운전자의 즉각 대응이 더 어려운 탓에 피해도 크고, 때에 따라서는 피해자가 다시 운전석에 앉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2020년 6월 경부고속도로 판스프링 사고 피해 운전자 C씨 사례(세계일보 2020년 6월27일 단독 보도)를 돌아보면, 다른 차가 밟고 지나간 판스프링이 날아와 앞 유리가 깨지는 사고를 당한 그는 같은 해 9월 통화에서 ‘사고 잔상 탓에 그동안 운전대를 거의 잡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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