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토트넘 복귀 무산될 듯

국내 축구팬들에게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로 익숙한 크리스티안 에릭센(30)은 지난해 열린 유로 2020 이후 ‘인간승리’의 상징 같은 선수가 됐다. 덴마크 대표팀 에이스로 핀란드와 맞선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심정지로 그라운드에 쓰러진 뒤 생사 갈림길에서 살아나 그라운드에 복귀하는 데에 성공한 덕분이다. 게다가 심장에 인공 제세동기를 삽입하는 수술까지 받은 선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막 승격한 브렌트퍼드 유니폼을 입고 2021~2022시즌 후반기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결국, 브렌트퍼드는 에릭센의 맹활약 속에 잔류에 성공했다. 그러자 유럽축구 유수 빅클럽들이 에릭센을 다시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한때 더 이상 그라운드에서 뛸 수 없을 것이라 평가받던 선수가 만들어낸 놀라운 반전이다.
이런 에릭센이 다시 빅클럽 유니폼을 입고 유럽축구 중심에서 싸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의 새 소속팀은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력하다. 영국 BBC는 5일 에릭센이 맨유와 3년 계약에 합의했으며 현재 메디컬 테스트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시즌 종료 뒤 다수 빅클럽들이 에릭센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가장 이적이 유력했던 팀은 EPL의 맨유와 토트넘이다. 이중 토트넘은 에릭센이 2013년 입단해 2018년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으로 이적할 때까지 7시즌간 뛴 친정팀이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 등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동료들도 남아있는데다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도 확보해 토트넘 이적이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에릭센은 토트넘 대신 더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힌 맨유로 이적을 선택했다. 지난 시즌 부진 속에 리그 6위에 그치며 UCL 진출에 실패한 맨유는 2010년대 후반 네덜란드 리그 아약스를 이끌고 UCL에서 수차례 돌풍을 일으킨 에릭 텐 하흐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영입하고 올 시즌 새 출발에 나서는 중이다. 에릭센 역시 아약스에서 프로선수로 데뷔한 공통분모가 있는데다가 텐 하흐 감독이 선호하는 뛰어난 패스 능력을 갖춘 선수라 빠르게 자신의 능력을 그라운드에서 펼쳐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