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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가속 진화’…3년 만에 돌연변이 50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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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03 14:59:36 수정 : 2022-07-03 17: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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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연구팀 “예상보다 최대 12배 빠르게 돌연변이”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숙주 감염 방식에 변화’ 시사”
“바이러스가 진화하면서 사람에 적응하고 있다는 단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진화 속도를 가속해 생각보다 더 많은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바이러스는 지난 2019년 이후 약 3년 만에 약 50개의 돌연변이가 새로 발견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미국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의 보도에 따르면 포르투갈 리스본 국립 의료원(INSA) 연구팀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예상보다 최대 12배 빠르게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있다며 ‘가속 진화’를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지난 2018년에서 2019년 사이에 발견된 바이러스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변이 50개가 더 발견됐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변이가 매년 1~2개 발생하는 사례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나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같은 RNA 기반 바이러스가 아닌 DNA 기반 바이러스다. 

 

DNA는 이중 나선으로 이뤄져 유전물질이 복제될 때 변이가 발생해도 오류를 수정할 수 있어 RNA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다. 즉, 2018년 이후 매우 적은 숫자의 변이가 발견돼야 정상이라는 것이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입자 현미경 이미지. AP 연합뉴스

 

그런데 연구팀이 원숭이두창 표본 15개로부터 유전자를 수집해 재구성한 결과, 변이가 예상보다 6~12배 더 많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진화하면서 사람에 적응하고 있다는 단서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난 5월부터 원숭이두창이 전례 없는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며 “변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숙주를 감염시키는 방식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추측했다.

 

연구팀이 확인한 변이 중 상당수가 ‘APOBEC3’라는 효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효소는 바이러스가 복제할 때 오류를 일으키도록 해 바이러스가 분해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공격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의학전문지 ‘스탯’은 APOBEC3와 만난 바이러스 중 살아남은 일부 바이러스에서 변이가 발생했고,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돌연변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 비율이 2018년 이후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원인으로 몇 가지 가능성을 설명했다.

 

우선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2018년 이후 낮은 수준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APOBEC3와 지속해서 싸우면서 새 변이가 계속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상당 기간 비(非) 풍토병 국가의 동물들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펴졌다가 올해 갑작스럽게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켰을 가능성이다. 2017년 나이지리아에서 원숭이두창이 유행한 뒤 아프리카 여러 국가로 이미 퍼졌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지난달 24일 게재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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