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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헨조다로·투발루… 잊혀진 고대도시·사라져가는 땅 이야기

입력 : 2022-07-02 01:00:00 수정 : 2022-07-01 2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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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스 엘버러/성소희/한겨레출판/2만3000원

사라져 가는 장소들의 지도/트래비스 엘버러/성소희/한겨레출판/2만3000원

 

모헨조다로부터 투발루까지 이런저런 이유로 사라져 가고 있는 고대 도시, 잊힌 땅, 사그라지는 곳, 위협받는 지역인 세계 37곳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대 로마제국의 북아프리카 도시 렙티스마그나, 번영하는 상업 중심지였던 페트라, 수백 년 동안 잊혀 있던 이슬람 도시 바게르하트, 19세기 미국 골드러시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마을 보디,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은 플로리다 습지 에버글레이즈 등의 이야기가 따뜻한 색감의 지도 44장과 77장의 도판으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자신의 관심 주제라면 분야를 막론하고 정보를 모아 엮어내는 탁월한 여행 작가. 제1부에선 한때 번영했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작아지고 마침내 묻혀버린 동양과 서양의 고대 도시를 생생히 되살린다.

“그런데 바닷물이 물러가고 나자, 사나운 물결이 벵골만 기슭의 사원을 말끔하게 청소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파도는 건물의 돋을새김 조각에 오랜 세월 쌓여 있던 모래를 쓸어냈다. 바닷가 모래더미에 깊숙이 깔려 있던 화강암 조각도 몇백 년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당한 사자와 코끼리, 뒷발로 일어서서 비상하려는 종마가 모래를 헤치고 나와서 햇살에 눈을 깜박였다.”(마하발리푸람 편)

남아메리카의 고대 도시 시우다드페르디다, 2004년의 쓰나미로 자취를 드러낸 인도의 마하발리푸람, 로마제국의 최남단 도시 팀가드 같은 곳은 일반에게 생소한 만큼 읽는 재미가 있다.

2부에선 이제 더는 찾아가지 못하는 섬과 도시, 마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국이 세운 비운의 식민 개척지 로어노크, 수력 자원 개발로 물속에 가라앉았다가 다시 드러난 올드애더미너비, 홋카이도 최북단의 무인도였던 에산베하나키타코지마, 19세기 금광 개발 열풍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유령 도시 보디 등이다.

3부는 인간의 개입과 자연의 작용으로 사라져 가는 장소들이 등장한다. 사해는 농업용수 수요로 물의 유입량이 줄어들어 절반 가까운 크기로 줄어들었다. 캐나다의 슬림스강은 수원인 빙하가 기후위기로 급속도로 줄어들면서 강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4부는 기후위기로 사라져 가는 장소들을 다룬다. 미국 글레이셔국립공원의 자랑인 빙하는 현재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2030년까지 모두 녹아 없어질 것이다. 서아프리카의 상업 중심지이자 이슬람 중심지였던 팀북투의 이슬람 사원들은 강이 말라 없어지면서 건축 재료를 구하지 못해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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