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통제 권고안’ 철회 촉구
총경급도 1인 시위 동참 나서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 권고안에 대해 경찰 내부의 반발이 격화하고 있다. 경찰에 대한 통제 강화를 골자로 한 권고안에 대해 일선 경찰들은 ‘정치적 통제’로 규정하고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 17개 시·도 경찰 직장협의회(직협) 회장단은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일련의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 행안부 자문위는 ‘경찰 관련 지원조직 신설’과 ‘행안부 장관의 지휘규칙 제정’ 등을 골자로 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직협 회장단은 이에 대해 “행안부가 사실상 경찰국을 신설하고, 지휘·인사·감찰·징계 등의 권한을 통해 경찰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과거 독재시대 치안본부로의 회귀”라며 “권력에 대한 경찰의 정치 예속화로 이어질 것이며, 경찰 수사가 정치권력의 입맛에 맞게 기획되는 등 모든 피해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권이 비대해진 것이 사실이라면 정치적 권력이 통제할 것이 아니라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며 “외부 민간인 단체로 구성된 국가경찰위원회와 경찰의 의견, 국민과 시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협은 △행안부 경찰국 신설 추진 즉각 철회 △국가경찰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 독립적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실질화 △국가수사본부의 독립성 확보 △경찰청장 후보군 면접 제고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박송희 전남 자치경찰정책과장(총경)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찰청의 중립성을 보장하라”며 1인 시위에 나섰다. 총경급 경찰이 행안부 권고안에 반대하는 1인 시위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과장은 “한 달 만에 4차례 회의를 거쳐 나온 권고안에 얼마나 깊이 있는 고민을 담았을지 의문”이라며 “경찰이 통제받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앞으로 100년 이상까지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협을 중심으로 한 일선 경찰의 반발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전날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전국 경찰관 긴급 토론회’에서 직협 회장단은 오는 27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김창룡 경찰청장을 예방해 자문위 권고안 반대 입장문을 전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와 함께 조속한 시일 내에 각 시도 경찰청별로 동시다발 1인 시위를 펼치는 한편, 시민단체와도 연대해 여론전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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