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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동물원 대신 수목원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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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3 23:50:47 수정 : 2022-06-23 23: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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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어떤 동물원에서 여섯 살 아이가 뱀에게 손가락을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물 만지기’ 체험 중에 일어난 일이다. 해당 동물원은 앞으로 이 체험을 폐지하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앵무새, 알파카, 라쿤 등 각종 동물을 만지고 먹이를 주는 체험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체험 동물원의 문제점은 계속 지적되어 왔다. 우선, 이번 사건처럼 체험자에게 안전하지 않다. 동물은 언제든 본능적으로 사람을 물거나 할퀼 수 있다. 더군다나 야생동물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동물과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전염되는 병균에 노출될 위험성도 있다. 본래의 습성에 맞지 않는 동물원에서 살아가고 체험에 동원되면서, 스트레스성 자해, 정형 행동을 보이는 동물들도 많다. 환경적 학대, 동물복지 문제가 심각하여, 그 규제를 위해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었고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동물 체험이 수두룩한 이유는, 아이에게 동물을 직접 보고 만져보게 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 때문일 것이다. 필자 역시 엄마로서, 아이의 체험과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동물을 반드시 직접 보고 만지는 것이 진정으로 교육적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인공적으로 조성해놓은 동물원이나 체험학습장에서는 그 동물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동물을 눈으로 보고 만져야만 그 동물을 자세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특정 동물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그 동물의 본래 고유의 모습과 습성을 잘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나, 전문가들이 잘 설명해놓은 책을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체험 동물원은 오히려 아이들로 하여금 동물은 언제든 사람이 원하면 만져볼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들고, 생명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없도록 한다. 아이에게 자연을 가르쳐주고 싶다면, 공기 맑고 자연 속 동물을 발견할 가능성도 있는 수목원은 어떨까?


박주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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