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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의심 증상 있는데 입국장 통과… ‘검역 허점’ 우려 목소리

입력 : 2022-06-23 06:00:00 수정 : 2022-06-23 12: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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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
독일서 인천공항 입국 30대 확인

혈액·체액 등 밀접접촉 통해 전파
비행기 같이 탄 인접 승객 ‘중위험’
발열·림프절부종·손발 발진증세
전파력 낮지만 치명률 3∼6% 수준
치료제 국내 도입 안돼 ‘대증치료’
해외 사례 보면 2∼4주 뒤 자연회복
의심증상 숨긴 외국인 검역 통과
방역당국 입국 관리 허점 드러나

2019년 이후 첫 동남아 유입
英 감염자 늘자 백신접종 확대
동성애자 등 위험집단에 권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원숭이두창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현행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확진자는 전날 독일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내국인 30대 A씨다.

 

A씨는 지난 18일 두통 증상이 나타났고, 입국 당시 37도의 미열, 인후통, 무력증, 피로 등 전신증상과 피부병변을 보였다. 스스로 질병청에 신고한 뒤 의심환자로 분류돼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고,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환자의 건강 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하며, 뾰루지와 발열 등에 대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독일에서 의심환자와 접촉 이력이 있다는 A씨 진술을 토대로 구체적인 감염경로를 확인 중이다. 또 비행기 내 A씨 인근 승객에 대한 관리에 들어갔다.

의심증상 땐 1339로!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한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발열, 수포성 발진 등 원숭이두창 증상이 있는 경우 신고해달라는 안내 화면이 게시되고 있다. 확진자는 전날 인천공항 입국 과정에서 원숭이두창이 의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공항=허정호 선임기자

A씨와 함께 원숭이두창 의심환자로 신고된 외국인 B씨는 ‘수두’로 확인됐다.

 

첫 원숭이두창 환자 발생 후 윤석열 대통령은 “공항 등을 통한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검역 관리를 강화하고 국내 추가 발생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현재 확보하고 있는 백신과 치료제가 의료현장에 신속하게 보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라”며 “3세대 백신과 원숭이두창용 항바이러스제 도입을 조속히 마무리하라”고 강조했다.

 

방역 당국은 이날 감염병 위기경보단계 ‘주의’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대책반은 ‘중앙방역대책본부’로 격상하고, 전국 시·도에 지역방역대책반을 운영하는 비상방역체계가 가동된다. 영국 등 27개국은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원숭이두창 발생 상위 5개국(영국·스페인·독일·포르투갈·프랑스)에 대해서는 발열 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낮춰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면 입국자에 건강상태질문서, 검사확인서 등 서류를 요구할 수 있고, 필요시 출국 또는 입국 금지가 가능하다.

 

확진자 고위험 접촉자는 희망할 경우 원숭이두창 2세대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하고, 3세대 백신 도입도 추진한다. 원숭이두창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인 ‘테코비리마트’ 500명분은 다음달 국내 들여올 계획이다.

 

원숭이두창이 전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23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원숭이두창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에 해당하는지 논의할 예정이다. PHEIC는 WHO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에 대해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로, 현재는 코로나19와 소아마비에만 적용되고 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22일 국내 원숭이두창 국내 첫 확진자 발생과 그에 따른 대응조치를 설명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감염자 입국 직후 신고·격리… “추가 전파 가능성은 적어”

 

원숭이두창 의심환자였던 두 명 중 한 명은 의심 증상이 있었는데도 입국장을 그대로 통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방역 당국의 ‘검역 허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국은 원숭이두창이 빈발하는 국가들을 검역관리 지역으로 지정해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의심환자로 진단·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은 외국인 A씨는 입국 이튿날 병원에서 의심사례로 신고됐다. A씨는 입국 전날부터 의심 증상이 있었지만 입국 시 작성하는 건강상태질문서에 ‘증상 없음’으로 표시해 검역소에서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질병청은 자진 신고 외에는 의심환자를 입국 단계에서 걸러내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건강상태질문서를 허위로 신고한 경우 검역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며 증상이 있다면 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달리 무증상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유용성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사전 검사 등 검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전파 경로와 증상, 검사 방법 등 궁금한 점을 Q&A로 정리했다.

 

―국내 첫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는 몇 명인가.

 

“격리가 필요한 고위험 접촉자는 없다. 중위험과 저위험 접촉자가 각각 8명, 41명이다. 원숭이두창 접촉자는 노출 수준에 따라 동거인·성접촉자 등은 고위험, 보호구 없이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 등은 중위험, 기타 저위험 접촉자로 구분한다.”

 

―비행기에 동승한 승객은 어떻게 되나.

 

“앞·뒤·좌·우·대각선 등 인접한 좌석의 승객들이 중위험 접촉자다. 지자체가 대상자에게 통보 후 21일간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그 밖에 승객과 승무원은 저위험 접촉자로, 21일간 수동감시한다.”

 

―어떤 방식으로 전파되나.

 

“주로 증상이 있는 감염자와의 밀접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감염된 동물·사람의 혈액·체액 등이 점막이나 상처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는 경우 또는 성접촉 등이 해당한다. 침방울 등 공기를 통한 호흡기 전파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의심 증상은 어떤 게 있나.

 

“발열과 두통, 림프절 부종, 무기력감,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1∼3일 후에 발진이 진행된다. 얼굴과 손바닥, 발바닥에 집중해 발생하고 간혹 입 또는 생식기, 안구에도 나타날 수 있다.”

 

22일 원숭이두창 국내 첫 확진자를 치료 중인 인천 동구 송림동 인천의료원. 뉴시스

―어떻게 검사하나.

 

“코로나19처럼 PCR 검사를 통해 판정한다. 유증상자라면 피부병변과 혈액, 가피 등을 검체로 사용한다.”

 

―감염되면 위험도는 어느 정도인가.

 

“세계보건기구(WHO)는 3∼6%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이 0.13%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신생아나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은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확진자는 어떻게 치료하나.

 

“원숭이두창 전용 치료제는 국내 도입되지 않아 대증치료를 진행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2∼4주 뒤 자연 회복되곤 한다. 피부병변의 딱지가 떨어져 감염력 소실과 회복이 확인될 때까지 격리입원은 해야 한다.”

 

―코로나19처럼 유행할 가능성이 있나.

 

“아니다. 전파력이 낮아 전문가들도 과도한 긴장이나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전했다.”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를 방문한다면 주의할 점은.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발생 지역에서 설치류, 영장류, 동물 사체와 접촉하지 말고 이들 야생고기를 다루거나 먹으면 안 된다. 귀국 후 21일 안에 증상이 발생한다면 질병청 콜센터(1339)로 신고할 것을 권고한다.”

 

22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청사에 원숭이두창 주의를 알리는 문구가 모니터에 송출되고 있는 모습. 뉴스1

◆싱가포르서도 원숭이두창 감염자 확인

 

국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원숭이두창이 동남아시아에도 유입되는 등 확산세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이미 감염자가 800명에 육박하는 영국은 위험 집단에 대한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는 전날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동남아 지역에서 원숭이두창 유입이 확인된 것은 2019년 5월 이후 처음이다.

 

확진자는 42세 영국인 남성 항공 승무원으로, 이틀 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이달 중순 싱가포르 입출국 기록이 있다고 보건부는 설명했다. 보건부는 확진자는 현재 싱가포르 국립감염병센터 병동에 입원 중이며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 덧붙였다.

 

이 남성은 싱가포르에서 마사지숍과 음식점 등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 당국은 영국인 확진자와 접촉한 13명을 확인해 3주간 격리 조치했다. 당국은 접촉자가 전염될 위험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여객기 탑승객과 접촉자 등을 대상으로 역학 조사에 나섰다.

 

한편 영국 공중보건국(UKHSA)이 동성애·양성애 남성에게 원숭이두창 백신을 맞으라는 권고를 내려 주목받고 있다. 영국에선 20일까지 원숭이두창 사례가 793건 보고됐는데, 이 중 여성은 5명에 불과했다. UKHSA는 동성애·양성애자나 남성과 성관계를 하는 남성 사이의 감염률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UKHSA의 예방접종 책임자 메리 램지 박사는 “광범위한 접촉 추적 결과 동성애·양성애 남성의 사례의 비율이 주목할 만해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에게는 원숭이두창 백신인 임바넥스가 투여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의료종사자를 포함해서 바이러스 밀접접촉자들에게만 접종을 권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혈액, 체액, 병변 등과의 접촉이나 감염된 동물에게서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뉴스는 “(원숭이두창은) 정액이나 질 분비물 등의 체액을 통해 감염되는 성병으로 정의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성관계 중 밀접한 접촉으로 전염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진경·이창훈·이지민·이정한·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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