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서버 있어 추적 어려워…소비자가 주의해야

#. A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최신형 고급 스마트폰을 판매한다는 광고를 보고 184만8000원을 입금했지만, 상품이 도착하지 않아 판매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돌아온 답변은 할인코드를 입력하지 않아 전산오류가 생겼고, 입금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통장에 찍힌 입금내역을 보냈더니 판매자는 연락을 끊었고, 180여만원을 고스란히 사기를 당했다. A씨는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와 경찰에 신고했지만, 해당 사이트 서버가 해외에 있어 추적이 쉽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최근 해외에 서버를 둔 사기 온라인쇼핑몰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해외에 서버를 둔 사기사이트 31개가 적발됐다. 이 중 42%에 달하는 13개가 올해 1~5월 중 신고됐다.
신고된 해외서버 사기사이트 대부분이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 등 고단가 상품을 취급하는 곳이 많아 피해액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개월간 피해액은 1억3200만원으로, 2020년 1180만원, 2021년 834만원의 총액을 합친 것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시는 이들 사기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추적이 어려울 뿐 아니라 즉각 사이트 접속을 차단할 수도 없어 소비자가 주의하지 않으면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판매자가 할인을 미끼로 새로운 쇼핑몰 주소(링크)를 안내하며 거래를 유도하는 경우, 물건값 입금 시 할인에 필요하다며 입금자명에 이름과 복잡한 할인코드와 추천인 아이디를 입력하라고 요구하는 경우, 물건값이 현저하게 저렴한 경우엔 구매를 보류하고 사기사이트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실제로 입금자명에 할인코드가 잘못 입력됐다며 재입금을 요구하고, 기존에 입금한 금액은 환불해 준다고 안내했지만, 환불은커녕 물건도 받지 못한 경우가 가장 많은 피해사례로 나타났다.
사기사이트 여부를 확인하려면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홈페이지에 해당 사이트가 사기사이트로 등록돼 있는지 확인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에 사업자등록번호를 조회해 도메인 등록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도메인 등록 사이트(후이즈, 도레지 등)를 통해 해당 도메인 상세정보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사기사이트는 운영자, 회사명, 주소 등이 비공개로 표시되거나 국가명이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인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병욱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해외서버를 통해 운영되는 사기사이트의 경우 관련법에 차단 근거가 없어 소비자피해를 막기 위한 즉각적인 사이트 폐쇄나 접속차단이 어렵다”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국내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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