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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힘든 게 낫다”… 기름값 공포에 되살아난 ‘지옥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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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1 19:06:13 수정 : 2022-06-21 23: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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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시대 달라진 풍경

휘발유값 전국 평균 ℓ당 2116원
출퇴근 버스 이용 직장인 부쩍 늘어
서울 지하철은 한 달 새 2000만명 ↑

인터넷선 원정주유·카드할인 공유
주유소는 손님들 줄어 되레 한산
사진=뉴스1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용산구 직장까지 매일 왕복 40㎞가량을 자가 차량으로 출퇴근하던 직장인 A(59)씨는 최근 지하철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월 25만원 부담했던 유류비가 기름값 폭등으로 35만원 수준으로 늘어난 탓이다. A씨는 “회식 후 차량을 회사에 두고 오면, 한동안 대중교통만 이용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B씨는 자가용 대신 회사 통근버스를 택했다. B씨는 “요즘 통근버스에 사람이 부쩍 늘어난 것을 느낀다”며 “휘발유 가격이 ℓ당 1800~1900원 할 때까지만 해도 잘 몰랐는데, 2000원이 넘어가니까 체감이 된다”고 밝혔다.

40대 직장인 C씨는 지난해 휘발유가 들어가는 세단 차량을 경유를 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바꿨다. 경유가 휘발유에 비해 ℓ당 100∼200원 저렴했을 때, 기름값을 아끼기 위한 선택이었다. C씨는 “최근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넘어서면서 차를 바꾼 것을 몇번이나 후회했는지 모른다”며 “이제 출퇴근은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한다. 환승을 두 번이나 해야 해서 번거롭지만, 기름값을 감당하기 버거워서 몸이 힘든 게 낫다고 위안 삼고 있다”고 말했다.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자가용 출근을 포기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석유제품 수급난 등의 영향으로 휘발유·경유 가격이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2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주유소는 오전 시간 내내 찾는 차량이 드물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운 오전 11시30분쯤부터 30여분간 주유소를 찾는 차량은 한대도 없었다. 이 주유소 관계자는 “기름값이 큰 폭으로 치솟다 보니 고객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이날 전국 평균 ℓ당 2115.63원을 기록했다. 경유 또한 전국 평균 가격이 2126.65원으로 연일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고 있다.

고유가로 차량 대신 지하철 이용객이 늘고 있는 것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1~8호선 서울 지하철 수송인원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한달간 1억5734만명(일평균 507만명)에서 4월 1억7661만명(일평균 588만명), 지난달 1억9468만명(일평균 628만명)으로 급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의 영향도 있지만 고유가로 인해 대중교통을 택한 이들이 늘어난 것도 주요 이유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가용 대신 지하철이나 버스로 출퇴근을 대체하는 것은 대중교통망이 잘 구축된 수도권 거주자에게 주어지는 혜택이라는 불만도 있다. 지방 공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 D씨는 “자가용으로 통근하면 8분 정도 만에 직장에 도착하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30분 정도 걸린다”며 “교통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방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운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량 운행을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은 알음알음 기름값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유소 결제 시 포인트 혜택을 주거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를 추천하는 글이 자주 눈에 띈다. 기름값이 상대적으로 싼 주유소를 찾아 ‘원정 주유’를 떠나는 이들도 있다.

자동차 관련 카페의 한 이용자는 “오피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지역별 최저가격을 검색해서 1900원대를 찾았다”고 위치를 귀띔했다.

셀프주유소와 알뜰주유소도 때아닌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20%에서 30%로 확대했지만, 기름값은 첫 주만 소폭 하락하고 다시 오름세다. 정부는 이에 지난 19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유류세 인하폭을 기존 30%에서 37%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정유 업계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지난주 국제 유가가 상승한 만큼, 국내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백준무·장한서·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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