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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가 빚은 ‘LG아트센터 서울’… 4년 6개월 만에 베일 벗어

입력 : 2022-06-21 12:09:19 수정 : 2022-06-21 1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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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 서울’ 전경.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로비와 아트리움, 통로 등이 각각 눈에 띄는 특징을 갖게 하여 ‘여기밖에 없는 공연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각각의 공간이 개성을 가지고 상호 교차하면 여러 요소가 충돌하면서 신선한 자극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발걸음 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노출 콘크리트’ 기법에 빛과 그림자의 극적 효과를 살린 디자인으로 유명한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81)는 이런 마음으로 ‘LG아트센터 서울’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의 건축 예술 작품 목록 상단에 오를 ‘LG아트센터 서울’이 서울 강서구 마곡에 착공한 지 4년6개월 만에 베일을 벗었다. ‘LG아트센터 서울’ 측은 오는 10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21일 언론을 대상으로 공연장 안내 및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앞서 2000년 개관 이래 수준 높은 공연 예술 작품을 선보여 우리나라 공연 예술 문화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은 LG아트센터(강남구 역삼동)는 2016년 마곡 이전을 결정하고 세계적인 복합문화공간을 건설하기로 했다. LG와 서울시가 마곡지구에 ‘LG사이언스 파크’를 조성하면서 공공기여시설로 건립이 추진된 것이다. 새 공연장 이름은 ‘LG아트센터 서울’로 변경되고, 서울시에 기부채납 후 사용수익권을 확보해 20년간 LG연암문화재단에서 운영한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다양한 설계안 중 안도 다다오의 설계안이 최종 낙점됐다. 유리와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해 간결하고 단순하면서도 강인한 존재감을 표현하는 안도 다다오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일컬어지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세계적 건축가다. 공연장 무대 시설의 전문성 확충을 위해서는 LA디즈니 콘서트홀,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 싱가포르 에스플라네이드 등 세계 유수 공연장 건설에 참여한 영국의 공연장 전문 컨설턴트 TP(Theatre Projects Consultants) 社가 파트너로 선정됐다. 

 

공사비 2556억원이 투입된 ‘LG아트센터 서울’은 가로·세로 100m, 약 3000평 대지 위에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졌다. 연면적은 4만1631㎡(1만2593평)로 역삼 LG아트센터 2만1603㎡(6534평)보다 2배 가까이 크다.

‘튜브’.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LG아트센터 서울’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물 중 중국 상하이의 ‘폴리 씨어터’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공연장으로, ‘튜브(Tube)’, ‘스텝 아트리움(Step Atrium)’, ‘게이트 아크(Gate Arc)’라는 3가지 컨셉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튜브는 ‘LG아트센터 서울’의 지상을 관통하는 타원형 통로다. 길이 80m, 높이 10m에 옆으로 15도가량 기울어져 있다. 튜브를 사이에 두고 동편에는 ‘LG아트센터 서울’의 공연장, 리허설룸, 교육 공간이, 서편에는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이 위치한다. 북쪽과 남쪽으로 각각 서울식물원과 LG사이언스파크에 연결돼 지상 관객들을 건물 내부로 자연스럽게 이끈다. 

 

게이트 아크는 관객들이 로비에서 마주하게 되는 길이 70m, 높이 20m짜리 거대한 곡선 벽면인데 앞으로 13도 기울어져 있다. 역동적이고 통일감 있는 외관으로 각 공연장에 관객을 초대하는 상징적인 문(Gate) 역할을 한다.

‘게이트 아크’.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스텝 아트리움은 지하철 마곡나루역(지하 2층)부터 LG아트센터 서울의 객석 3층까지 연결하는 100m 길이 계단이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각 층 객석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튜브가 지상 공간을 횡으로 연결한다면 스텝 아트리움은 지하 2층부터 지상 3층까지를 종으로 연결한다.

 

건물 외부는 안도 다다오의 트레이드 마크인 노출 콘크리트를 기반으로 정사각형 모양에다 차분하고 단정하게 설계돼 서울식물원의 자연과 어우러진다.

 

◆다목적 공연장 ‘LG SIGNATURE 홀’◆

 

공연장은 최대 1335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LG SIGNATURE(시그니처) 홀’과 최대 365석까지 배치할 수 있는 가변형 블랙박스 ‘U+ 스테이지’를 갖췄다. ‘LG SIGNATURE 홀’은 오페라 극장의 무대 크기와 콘서트 전용 홀의 음향 환경을 동시에 갖춘 다목적 공연장이다. 무대 크기는 가로 20m, 깊이 32.5m(본무대 19m, 후무대 13.5)로 역삼 LG아트센터보다 무대 면적이 2.5배 이상 증가했다. 이를 통해 4관 편성(100여명 규모)의 오케스트라부터, 오페라, 뮤지컬, 연극, 발레, 콘서트 등 거의 모든 장르의 대형 공연을 소화할 수 있다. 0.2m 간격으로 설치된 81개 배튼(천장에 달린 무대 장치)을 통해 정교한 무대 연출이 가능하며, 공연 규모에 따라 2단계로 나누어 사용 가능한 오케스트라 피트는 관객 112명이나 연주자 120명을 수용할 수 있다. 

‘LG SIGNATURE 홀’.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또 역삼 LG아트센터에서 도입했던 ‘건축구조분리공법’을 국내 최초로 공연장 전체에 적용시켰다. 공연장 좌우 벽면은 물론 바닥과 천장까지 전체를 분리시켜 공연장 위로 헬리콥터와 항공기가 지나가더라도 소음이 들어오지 않는다.

 

아울러 비확성 클래식 공연부터 확성이 요구되는 콘서트나 뮤지컬까지 모든 장르의 음향 조건에 맞출 수 있도록 ‘잔향 가변 장치(VABS)’, ‘리플렉터’(천장부에 달린 음향 반사판), ‘무빙 타워(Moving Tower)’ 등 첨단 기술을 도입했다. VABS는 객석의 벽체 안쪽 등 관객 눈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 설치돼 음향을 조절할 수 있게 설계된 패브릭 재질로 이루어진 흡음 커튼 시스템이다. 이 흡음 커튼을 조절해 클래식 공연부터 뮤지컬, 팝 콘서트, 연극, 오페라까지 서로 다른 음향 조건을 요구하는 공연들에 최적화된 음향 환경을 조성한다. LG SIGNATURE 홀에는 출입문을 제외한 거의 모든 벽면에 VABS가 설치됐다. 

 

무빙 타워는 프로시니엄 전면 양쪽에 설치된 타워 형태의 움직이는 음향 반사체다. 공연 장르에 따라 움직여 최적의 음향 환경을 만들고, 뮤지컬 등 확성 공연 시에는 안쪽에 조명기를 달아 조명 타워로도 사용할 수 있다. 무빙 타워 1개 무게만 약 25t에 달하며 국내 공연장에 처음 도입됐다. 

‘U+ 스테이지’.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블랙박스형 공연장, ‘U+ 스테이지’◆

 

역삼 LG아트센터 시절 소극장이 없었던 아쉬움을 해소해줄 ‘U+ 스테이지’는 17개의 이동식 객석 유닛으로 구성된 시팅 웨건(Seating Wagon)을 통해 연출 의도에 맞춰 자유자재로 조립할 수 있다. △무대 정면을 바라보는 ‘전면무대(End Stage)’ △무대 일부가 객석으로 튀어나온 ‘돌출무대(Thrust Stage)’ △객석이 무대 전체를 360도 감싸는 형태의 ‘원형무대(Arena Stage)’ △무대가 객석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일자형 무대(Traverse Stage)’ △의자 없이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빈 무대(Flat Floor)’ 등 다양한 형태의 무대와 객석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공연장 최초로 ‘에어 리프트 시스템(Pneumatic Triple Swivel Caster)’이 도입돼 지하에서 무대 바닥 레벨로 객석 유닛을 쉽게 올려 짧은 시간 내 설치할 수 있다. 

 

또 ‘텐션드 와이어 그리드’와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이라는 기술을 통해 어떠한 무대 배치 상황에서도 조명과 음향 등 최적의 공연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리허설 룸.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LG아트센터 서울’은 이 외에도 2개의 리허설룸과 예술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3개 클래스룸, 1개 스튜디오, 공연 전이나 휴식시간에 잠시 쉴 수 있는 루프탑, 5개 F&B 매장까지 보유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건설됐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확장된 하드웨어(공간)에 기반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동시대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독창적이고 수준 높은 공연예술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장르와 방식을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창작자·파트너와 협업해 새로운 시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개관일은 오는 10월 13일로, 명 지휘자 사이먼 래틀 경이 이끄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개관식 무대(전석 초청공연)를 장식한다.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전주곡’과 ‘사랑과 죽음’, 가장 위대한 교향곡 중 하나로 꼽히는 핀란드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7번’,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대작 ‘라 발스’까지 다채로운 작품이 연주된다.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르’ 우승 이후 세계 주요 무대에서 왕성환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조성진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연주한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이어 15일부터 12월 18일까지 총 14편으로 구성된 개관 페스티벌이 계속된다. 이날치, 이자람, 이은결, 김설진, 김재덕, 갬블러크루, 엠비크루, 박정현, 박주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선우예권, 클라라 주미 강 등 한국 공연예술의 현재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무대와 아크람 칸, 요안 부르주아, 알 디 메올라, 파보 예르비 & 도이치캄머필하모닉 등 우수 해외 공연, 그리고 연극 ‘다크필드 3부작’과 ‘내게 빛나는 모든 것’, 재즈·월드뮤직 ‘Club ARC’ 등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할 공연들이 펼쳐진다. 개관 페스티벌 패키지 티켓은 다음달 11일 오후 2시부터, 개별 티켓은 14일 오후 2시부터 LG아트센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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