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렌을 켜지 않은 소방차와 부딪혀 사고가 났다면 누구의 과실이 더 클까? 이에 대해 인터넷상에서 갑론을박이 일어 주목된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글쓴이 A씨가 지난 4월 아내가 몰던 승용차와 소방차의 사고에 대해 네티즌들에 조언을 구했다.
A씨가 공개한 소방차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소방차는 경광등을 켜고 주행 중이었고 교차로를 지나기 전 직진 차선으로 올 때부터 적색 신호였다. 소방차를 본 일부 차량들은 우측으로 피해 빨리 지나갈 수 있게 비켜줬고, 이에 소방차량은 직진했으나 당시 좌회전 차량 중 하나였던 A씨 아내가 몰던 차량과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A씨의 차량은 범퍼, 보닛, 앞 유리창, 타이어 등이 폐차 수준으로 크게 망가졌다고.
이에 대해 A씨는 “블랙박스 영상 보시면 저희가 잘못한 건 없는데 상대방 보험사 측에서 가해자로 몰았다”며 “그러다 분쟁심의위원회에 갔는데 과실 비율 6:4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소방서) 센터장에게 억울하다고 말했고, 7:3에 합의 보자고 했더니 알겠다고 했다. 하지만 사고 낸 운전자도 억울해서 인정 못 하겠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송하고 싶지만 저희가 가해자로 나올까 봐 겁나서 못하는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명백하게 먼저 진입했고, 앞차들도 정상 주행 중인데 이걸 고려해주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A씨가 밝힌 것 중 중요한 지점이 있었다. 바로 소방차가 경광등은 켰지만 사이렌 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것. 이에 A씨는 “센터장에게도 소리 켜고 갔으면 비켜줄 수 있었는데, 왜 안 켜고 갔냐고 따지니 죄송하다고 했다”며 “사이렌 소리 들리면 멈추는 게 당연한 거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소리 안 켜고 왔고, 센터장도 ‘바빠서 이해해달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A씨는 “보상과 치료는 소방관 측에서 다 해준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상대방 보험사에서 가해자로 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사연에 여러 네티즌들의 의견이 모아진 가운데, 그 중 현직 구급대원이라고 주장한 C씨는 “긴급출동으로 신호를 위반해야 할 때 교차로 전에 일시 정지해야 한다. 그 후 어느 쪽 신호인지 파악하고 진행 중인 차량에 인지시키면서 가야 하는데, 운전한 소방대원이 무슨 깡으로 저렇게 들이밀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A씨에 공감했다.
또 다른 구급대원도 D씨도 “소방차량운행 관련 자체 안전 규정에도 교차로에서 일단정지 후 사방에 차량 정차 확인하고 건너는 것으로 돼 있다”며 “소방차량 운전원이 판단 오류 또는 운전 미숙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 네티즌들도 A씨의 입장에서 공감하며 “저건 멈춰도 사고 났을 듯”, “교통 흐름은 보고 끼어 들여야지 무턱대고 끼어드니 사고가 나지”, “사이렌을 왜 켜지 않았을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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