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홈피 22일 국민소통 창구 개설
尹 “자유민주주의·법치 정부 솔선수범”
문재인청와대 때 비공개 처분 늘어
2017년 11%서 2020년 38%로 껑충
전체 행정기관은 5.3% 그쳐 큰 차이
‘공무원 피살’ 관련 특별첩보 공개는
안보 위협 우려… 한·미 별도 협의해야
文정부, 남북통신 복원 후 문의 안해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국민 보호가 국가의 첫째 임무인데, 그 부분에 대해 국민이 의문을 갖고 계신 게 있으면 정부가 거기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게 좀 문제가 있지 않으냐”라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정보공개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당시 사건 경위와 대응 과정을 두고 문재인정부 청와대가 생성한 관련 기록물부터 군이 보유한 특별취급첩보(SI)를 공개하자는 제안도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오는 22일 공식 홈페이지에 ‘국민제안 소통창구’를 개설해 익명과 무분별한 좋아요 등으로 부작용을 앓았던 ‘문재인 청와대’ 청원 게시판 부작용은 줄이면서 소통을 강화함과 동시에 정보공개 청구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논란이 됐던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의전 비용이나 특수활동비 등이 추가로 공개될지 관심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말고도 지난 정부에서 공개를 거부해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건도 있다’는 질문에 대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라는 헌법 정신을 정부가 솔선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을 전 정부의 중앙지검장이나 검찰총장 때부터 갖고 있었다.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잘 검토해보겠다”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청와대’가 지난 3월 김 여사의 의전 비용과 특수활동비 등을 공개하라는 법원 판단에 불복해 항소한 사건에 대한 항소 취소 여부도 검토 대상이다.

역대 대통령실은 언론과 대중의 정보공개 청구에도 안보와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비공개 처분을 내려 왔다. 행정안전부가 매년 발행하는 정보공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문 정부 대통령비서실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비공개 처분 비율은 2017년 11.1%, 2018년 10.1%에서 2019년 22.5%, 2020년 38.4%를 기록했다.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비공개 처분 비율이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행정기관의 비공개 결정 비율은 4.5%(2017년), 4.9%(2018년), 5.5%(2019년), 5.3%(2020년)로 대통령비서실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윤 대통령의 공약에 맞춰 대통령실도 22일 운영을 시작하는 ‘국민제안 소통창구’를 통해 민간의 정보 공개 청구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입장이다.
다만 안보와 직결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기록물 공개에 대해서는 대통령실도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SI를 비롯한 관련 기록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검토를 마쳤지만 정찰 자산 노출에 대한 우려와 한·미 협조, 법령의 제한 등으로 정부 차원의 자발적 공개에는 한계가 있다. 대신 숨진 공무원 이모씨의 유가족 측이 법원 판결에 따라 열람할 수 있는 국가안보실 자료와 국민의힘의 ‘서해상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활동, 향후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서 우회적으로 자료와 경위가 공개되면 ‘자진 월북을 단정할 수 없다’는 정부의 판단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방부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정보공개와 관련,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문홍식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법과 규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정보자산의 무분별한 공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도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2020년 9월 이씨 실종 이후 브리핑에서 SI 등을 토대로 이씨가 월북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군이 다루는 정보의 공개 여부는 담당 부서가 먼저 판단한다. 공개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국방부 정보공개심의위원회 심의와 장관 결재를 거쳐 공개된다. 다만 SI는 높은 수준의 기밀로 분류되고 있고, 한·미 정보 당국이 별도로 협의해야 할 수도 있다.
한편 문재인정부는 지난해 10월 남북통신연락선이 복원된 뒤에도 북측에 한 차례도 관련 문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에 “지난해 아침·저녁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업무 개시·종료 통화는 했지만 (이대준씨 피살 사건에 관한) 유의미한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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