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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故 심정민 소령 추모 음악회 추모 메시지 전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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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0 10:46:17 수정 : 2022-06-20 14:21:52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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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고 심정민 소령 추모음악회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추모시집발간모임 제공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마당이 넓은 한 전원주택에서는 고(故) 심정민 소령 추모 시집 발간회 겸 추모음악회가 열렸다. 공군 제1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심 소령은 지난 1월 11일 임무 수행을 위해 F-5E 전투기를 몰고 이륙하던 중 추락해 순직했다. 심 소령은 당시 전투기가 민가 쪽으로 기체가 추락하는 것을 막고자 조종간을 끝까지 놓지 않고 야산 쪽으로 기수를 돌리고 비상탈출 시도하지 않아 순국했다. 스물 아홉살 꽃다운 나이. 나라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며 숭고한 희생정신을 보여준 그를 기리기 위한 행사다.

 

이날 행사는 심정민 소령 추모시집 발간을 위한 모임 주최로 열렸다. 공익사단법인 공정세상연구소 신평 이사장(변호사)과 경주엑스포대공원 류희림 대표이사, 허행일 시인이 주도해 개최했고, 각계 인사 4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음악회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깜짝 방문’해 심 소령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꽃바구니와 선물을 전달했다. 주최 측은 사전에 김 여사의 참석은 전혀 몰랐으며 행사 10분 전에 참석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가 추모 방명록에 ‘당신의 고귀한 희생, 대한민국을 지키는 정신이 되었습니다’라고 적었다. 추모시집발간모임 제공

김 여사는 추모 메시지를 통해 “고인은 당시 10초의 탈출 기회가 있었음에도 조종간을 잡고 숭고한 희생을 택했다. 젊은 군인의 희생으로 우리가 하루하루 고통스럽지만 살아갈 수 있는 날을 선물 받았다고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희생이고 대단한 사랑이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애초 추모 원고를 준비했으나 연설전 추모 영상을 본 뒤 탁자 위에 원고를 그대로 두고 연단으로 가서 즉석 연설했다. 김 여사는 민간단체 행사지만 이날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연설을 했다. 류희림 대표이사는 “대중 앞에 연설해본 경험이 그대로 녹아 있다. 추모사 내용이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함축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심 소령의 누나 심정희(38)씨는 “대통령 부인께서 오실지는 몰랐다.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앞서 김 여사는 추모 방명록에 “당신의 고귀한 희생, 대한민국을 지키는 정신이 되었습니다”라는 글귀를 적었다.

 

 

다음은 김건희 여사 추모 연설 전문

 

안녕하세요 김건희입니다. (추모)영상도 봤고, 이 자리는 심정민 소령을 기리는 음악회에 참석해주신 분들이 여기 오시면서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지를 각자 다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아 제가 그 당시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을 해봤어요. 

 

쉽지 않은 선택이고 너무 찬란한 젊음이 있고 사랑하는 부인이 있고 존경하는 부모님이 계시고 가족이 있는데 그렇게 한순간에 젊은 친구가 자기를 희생할 수 있는 결심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가슴 깊이 생각해보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아요.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며 매일 부딪히는 문제와 괴로움, 고통, 삶이 언제나 즐거움도 많지만 힘든 것도 많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우리 젊은 이 군인의 희생으로 인해서 우리가 하루하루 고통스럽지만 살아갈 수 있는 날을 선물 받았다고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희생이고 대단한 사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심정민 소령님은 어려서부터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또 국민을 사랑했고 나아가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 모두를 지켰다고 생각을 합니다. 

 

비록 그런 젊은 인생을 우리를 대신해서 먼저 일찍 갔지만, 우리의 마음속에 정신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29살 청년으로 우리한테 영원히 남아있겠죠. 그래서 우리가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하루하루가 힘들지만 (심정민 소령님이) 우리한테 하루하루를 선물했구나! 생각을 하면 더더욱 많은 고통을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항상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겠구나 하는 저한테 어떤 큰 메시지를 준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 와주신 한분 한분 너무 소중하신 분들이고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우리가 우리뿐 아니라 매년 이렇게 심정민 소령의 죽음을 기억하고 애도하고 이런 날들이 매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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