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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8% 임박… 눈덩이 이자에 피 마르는 영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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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0 06:00:00 수정 : 2022-06-20 01: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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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022년 내 최소 1.00%P 인상
고정금리 상단 8% 도달 기정사실
5.7억 대출자 월 상환액 280만원
2년 전보다 부담 年 840만원 증가
가계·기업 이자부담 14년래 최악

‘노도강’ 비롯 잠실도 거래 없어
인천·경기도 집값 하락세 지속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최근 7%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석유 파동’ 이후 40여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닥치면서 미국이 28년 만의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서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별로 기준금리의 인상 폭이 커지고 속도도 빨라지고 있어서다. 8%대 주담대 금리가 현실화할 경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연 4.330∼7.140% 수준이다.

지난해 말(3.600∼4.978%)과 비교해 올해 들어 약 6개월 만에 상단이 2.161%포인트 뛰었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산출 근거가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2.259%에서 4.147%로 1.888%포인트 치솟았기 때문이다.

4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3.690∼5.681%다. 지난해 말(3.710∼5.070%)과 비교해 약 반년 만에 상단이 0.611%포인트 높아졌다. 신용대출은 3.771∼5.510%의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지난해 말(3.500∼4.720%)과 비교해 하단이 0.271%포인트, 상단이 0.790%포인트 올랐다.

물가 상방 압력이 여전한 만큼 이미 최고 7%를 넘어선 대출금리는 연말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의 자이언트스텝 또는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대응해 연말까지 네 차례(7·8·10·11월) 연속, 총 1.00∼1.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최초로 빅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와 대출금리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대출금리가 시장에서 전망하는 기준금리 상승 폭(1.00∼1.25%포인트)만큼만 올라도 연말 8%를 넘어선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주담대 혼합형 금리(고정금리)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 무보증) 금리 상승 폭이 한은 기준금리 인상 폭을 웃돌고 있다”며 “국내 은행 대출자산이 대부분 변동금리에 집중된 상태라 향후 은행이 전략적으로 혼합형 금리만 크게 낮춰 수요를 유인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만큼, 연내 8%를 돌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연말까지 대출금리가 8%를 전망하는 가운데 19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남정탁 기자

다만, 이는 우대금리를 적용하기 전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 모든 대출자의 체감 금리가 연내 8%에 이르지는 않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줄어든 만큼, 은행들이 영업 확대 차원에서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의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출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며 부실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만큼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은행들이 계속 대출 문턱을 낮출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반론도 있다.

신규 대출의 문턱이 높아지는 것도 문제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 초저금리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로 투자)에 나선 대출자들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임금 및 근로소득은 제자리인 가운데 원리금 상환 부담은 커지고, 투자했던 자산 가치는 하락하는 등 ‘엎친 데 덮친 격’ 상황이 가중되는 셈이다.

A은행이 한 코스피 상장 기업에 근무하는 K씨(신용등급 3등급)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K씨는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2020년 6월17일 총 5억7000만원(주담대 4억7000만원·신용대출 1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대출자에게 초기 6개월간 적용된 금리는 주담대 2.69%, 신용대출 2.70%였다. 이에 따른 연 환산 원리금 상환액은 2554만5952원(월 212만8829원)이었다. 하지만 2년 뒤 현재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는 각 3.61%, 4.41%로 높아졌다. 연 원리금 상환액은 2991만8223원으로 최초 대출 시점보다 17.1%, 월 납입액도 249만3194원으로 36만4365원 늘었다.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추가로 1.0%포인트 오르고 이 상승분이 대출에 반영된다면 올해 12월에 적용되는 주담대 금리는 4.61%, 신용대출 금리는 5.41%에 이른다. 이 경우 연·월 상환액은 3394만7544원, 282만8962원으로 2년 반 전보다 32.9%(840만1591원, 70만133원) 불어난다.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싸게 내놔도 살 사람 없어… 주택시장 ‘금리쇼크’

 

최근 계속되는 금리 인상에다 경제 위기감이 커지면서 수도권의 주택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하락해 3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고, 지난주(-0.01%)보다 하락 폭도 커졌다.

 

서울 외곽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성북구 일대는 물론, 강남권인 송파·강동구, 강북 인기 지역인 마포·성동·서대문구 등지까지 일제히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으로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서울 25개 구 가운데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오른 곳은 강남 핵심 지역인 서초(0.57%)와 강남(0.32%), 대통령실 이전 호재가 있는 용산구(0.39%), 재개발·재건축 기대심리가 큰 동작구(0.04%)와 양천구(0.01%) 5곳뿐이다. 나머지는 누적 상승률이 모두 마이너스다.

 

서울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금리 부담이 연 6%대로 높아졌고, 앞으로 최소 7∼8%대까지 높아진다고 하니 매수세가 붙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 중저가 주택 밀집지인 ‘노도강’ 지역도 시세보다 5000만∼6000만원 싼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안 된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 1, 2위를 기록한 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도 시세가 하락하고 있다. 인천과 경기도는 지난해 광역급행철도(GTX) 신설과 신도시 건설 등의 호재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이들) 등이 몰리며 아파트값이 각각 24.51%, 22.54% 뛰어 서울의 상승률(8.02%)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올해는 약세로 반전돼 지난주까지 인천이 0.33%, 경기가 0.41% 각각 하락해 서울의 누적 하락률(-0.13%)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집값도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가 계속 더 오르면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가격도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김준영·우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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