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희정(22·한국토지신탁)은 지난 4월 11일 골프장으로 가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많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자동차를 폐차할 만큼 큰 사고였기에 후유증이 상당했다. 사고 직후 출전한 2개 대회에서 기권, 컷탈락했고 지난 5월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 3위에 올라 기량을 되찾는 듯 했지만 이후 샷감이 떨어지면서 3개 대회에서 모두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임희정은 사고 이후 근육이 빨리 굳는 증세가 나타나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임희정이 이런 교통사고 후유증을 딛고 내셔털 타이틀인 제36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임희정은 19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 권서연(21·우리금융그룹)을 6타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시즌 첫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했다. 임희정은 지난해 8월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우승이후 11개월 만에 통산 5승 고지에 올랐고 2019년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퀸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 3억원을 받은 임희정은 단숨에 상금랭킹 2위(4억619만원)로 도약했고 대상 포인트도 12위로 껑충 뛰었다. 임희정은 한국여자오픈 최소타 우승 신기록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18년 오지현(26·KB금융그룹)과 작년 박민지(24·NH투자증권)가 작성한 271타. 임희정은 전날에는 54홀 최소타(200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임희정은 경기 뒤 “이번 우승으로 그동안 마음고생을 어느 정도 씻었다. 한국여자오픈이라는 큰 대회 우승자 명단에 이름 석 자를 남길 수 있어 영광”이라며 “시즌 3승과 2주 연속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임희정은 6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해 우승이 예상됐다. 박민지가 추격에 나섰지만, 임희정은 7번 홀(파5)과 11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6타 차이를 지켰다. 임희정이 15번 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적어내고 16번 홀(파5)에서 박민지가 버디를 뽑아내 한때 4타 차로 좁혀졌지만 이변은 없었다.
임희정이 멀리 앞서나가면서 준우승 싸움이 더 치열했다. 신인 권서연은 버디 5개에 보기 1개를 곁들여 4타를 줄인 끝에 준우승(13언더파275타)을 차지했다.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위에 이어 이번 시즌 두 번째 준우승이다. 2타를 줄인 디팬딩 챔피언 박민지는 3위(12언더파 276타)에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금 7500만원의 상금을 보탠 박민지는 상금랭킹 1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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