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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원法 3년, 의사들 여전히 폭력에 떤다

입력 : 2022-06-19 22:00:00 수정 : 2022-06-19 19: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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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사건으로 본 의료계 실태

70대 보호자, 의사에 흉기 휘둘러
“진료환경 안전 취약” 우려 목소리

10명 중 7명 “폭언·폭행당해” 답변
29% “법적 대응”… 처벌은 11% 뿐

임 교수 사건 이후 처벌 강화에도
‘진료 불만’ 분노범죄 예방 역부족
“보안요원 권한 강화 등 보완 필요”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발인식 모습. 연합뉴스

최근 경기 용인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 보호자인 70대 남성이 의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의사 10명 중 7명꼴로 병·의원에서 폭언·폭행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진료 중 환자 피습으로 사망한 뒤 의료기관 내 폭력에 대한 처벌이 강화했으나 의료인을 상대로 한 보복성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에서 지난해 발간한 ‘의료인 폭력 방지를 위한 통합적 정책방안’ 보고서를 보면, 2019년 의사 2034명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진료실에서 폭력 피해 경험을 조사한 결과 71.5%가 환자 및 보호자에게 폭언 및 폭행을 당했다고 답했다. 이 중 15%는 신체적 폭력을 당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4.4%는 1년 한두 번 폭언·폭력을 당했고, 매달 한번씩 겪는다는 비율도 9.2%였다.

폭언·폭력 피해 시 의료인의 대처는 말이나 행동으로 적극적으로 맞선다(58.6%),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한다(26.9%), 무시하고 진료실 밖으로 피한다(14.5%) 순이었다. 28.7%는 경찰에 신고하거나 법적으로 대응했으나, 실제 처벌로 이어진 경우는 10.6%로 낮았다.

최근 몇 년간 의료인을 향한 폭력 방지를 위한 법과 제도가 지속적으로 강화됐다. 2019년 ‘임세원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돼 의료기관에서 의료인을 폭행해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중상해는 3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사망은 5년 이상 징역 또는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 또 100병상 이상 의료기관에는 경찰과 연결된 비상벨을 설치하고, 1명 이상의 보안인력을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의료기관 내 폭력이 계속되는 것은 기대했던 치료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의사 탓으로 돌려 분노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의사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것이 이유로 꼽힌다. 의협 조사에서 의료인 폭력의 원인으로 진료 결과에 대한 불만(37.4%)이 가장 많았다. 보건복지부 2021년 의료서비스경험조사에서 나타난 불만족 분야에서도 ‘치료결과 미흡’(46.5%)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의료기관 내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의료기관 내에서 폭력이 발생하면 피해가 크기에 사후 처벌 강화 못지않게 사건이 벌어지지 않게 사전적 예방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도 마련에도 의료계는 보안인력이 배치됐어도 긴급 상황 시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대응폭이 좁고, 소규모 병·의원의 경우는 재정적 문제로 충분한 인력 확보나 안전시설 확보가 어려워 위험에 취약하다고 전한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 안전 보장을 위한 정부 지원과 교육·훈련 기회 제공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오수현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폭력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법·제도적 개선과 함께 의료진과 환자가 신뢰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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