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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연합군 사령관 중 한 명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승전 공로를 인정받아 민주당의 20년 장기집권을 깨트리고 공화당 출신으로 1953년 1월 제34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막강한 인사권을 가진 대통령이었지만 연방정부의 직책 파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급기야 전임 정권에 연방정부의 임명직 직위 리스트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대선이 있는 4년 주기 12월에 미국 상·하원은 미 인사관리처 지원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권을 갖는 9000여개 직책의 임명방식과 급여, 임기 등을 규정한 책자 ‘플럼북’(Plum Book)을 발간한다. 겉표지가 자두색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선거 때면 많은 이들이 불나방처럼 후보 캠프로 몰려든다. ‘어공’(어쩌다 공무원) 자리라도 하나 차지하겠다는 기대감 탓일 것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임명하는 정무직 자리만 해도 무려 700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공모 절차 등이 있다지만 ‘깜깜이’로 이뤄지는 데다 대통령이 모든 권한을 쥐고 있다.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그렇다고 정권교체 후 임기가 보장된 정무직을 무리하게 내몰다 보면 환경부·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같은 사달이 난다.

역대 정부 모두 이런 형태의 알박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코드 인사’(노무현정부) ‘고소영·강부자 인사’(이명박정부) ‘수첩 인사’(박근혜정부) ‘캠코더 인사’(문재인정부) 등 왜곡된 인사 관행은 이름만 달리한 채 이어졌다. 윤석열정부 출범 전후 불거진 전·현 정권 알박기 인사논란이 여전하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거취를 놓고 시끄럽다. 여당은 버티는 것 자체가 ‘몽니’라며 압박하고 있고, 야당은 ‘이중잣대’라며 반발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가 있으니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국무회의에 부르지 않았다. “다른 국무위원이 마음을 터놓고 비공개 논의를 하는 자리다. 굳이 올 필요 없는 사람까지 참석할 필요가 있냐”는 이유에서다. 후진적인 인사시스템을 언제까지 고집할 건가. 대통령의 주요직 인사 권한을 명확히 규정한 ‘한국판 플럼북’ 도입을 고려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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