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5개월 만에 다우 3만선 붕괴
코스피도 장중 2400선 무너져
19개월 만에 삼성 ‘5만전자’로

미국 뉴욕 증시가 ‘안도랠리’ 하루 만에 폭락했다. 한국 증시도 장중 한때 코스피 2400선이 무너졌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단행 뒤 경기침체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달 발간되는 기획재정부의 ‘그린북’에 ‘경기 둔화 우려’라는 표현이 올 들어 처음 들어갔다.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엄습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일보다 741.46포인트(2.42%) 하락한 2만9927.07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만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3.22포인트(3.25%) 밀린 3666.77에, 나스닥 지수는 453.06포인트(4.08%) 급락한 1만646.1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연준이 전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시장은 하루 만에 안도 랠리를 마치고 경기침체 우려에 압도됐다. 연준 발표 이후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5회 연속 인상했고,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15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기습적으로 단행했다.
웰스파고의 제이 브라이슨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고,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서는 일종의 경기 둔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정말 난감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주식시장도 17일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48포인트(0.43%) 하락한 2440.93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개장 후 외국인 매도세가 밀려들며 장중 한때 2396.47까지 하락, 2400선이 무너지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날대비 1100원(1.81%) 하락하며 5만9800원에 마감, 2020년 11월 이후 1년7개월 만에 6만원선이 붕괴됐다.

코스닥은 이날 3.46포인트(0.43%) 하락한 798.69로 하루 만에 800선이 다시 무너졌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1.7bp(1bp=0.01%) 오른 연 3.745%에 장을 마쳤는데 2011년 7월 이후 10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87.3원으로 전날보다 1.7원 올랐다.
정부의 최근 경기 진단도 한층 어두워졌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대외 여건 악화 등으로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 부진, 수출 증가세 약화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매달 발간되는 그린북에서 ‘경기 둔화 우려’라는 표현이 들어간 건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그동안 수출회복과 투자 부진에 대한 우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우리 경제 전체가 둔화할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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