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을 공적 관리하는 제2부속실 재설치를 꺼린다고 주장했다.
최 전 수석은 16일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김 여사의 최근 행보를 ‘겸손하고 조용한 내조’로 표현한 것에 대해 “두 번 겸손하지 않고 한 번으로 족했으면 좋겠다. 계속 이어지지 않는가”라고 비꼬았다.
김 여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를 예방했다. 김 여사 측은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예방도 물밑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의 역대 영부인 예방을 두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계속해서 역대 영부인들을 만나려 한다”며 “비공개 일정으로, 정치적 해석은 지나치다”고 공적 행보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김 여사는 지난 14일에는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의 부인 11명과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오찬 모임을 가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비공개 일정이었는데 대통령실이 사후에 이런 사실을 공개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김 여사의 일부 일정에 지인이 동행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면서 김 여사의 일정 등을 공적으로 관리할 제2부속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최 전 수석은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제2부속실 인원은 한 7~8명”이라며 “이미 대통령실에서 3명이 제2부속실 직원처럼 움직이고 있지만 굳이 2부속실을 공식적으로 두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차차’라는 표현까지 쓰고 ‘(방법을) 알려주세요’라고 하는 건 대통령 의중과 무관한 무엇이 있다는 것”이라며 “김 여사 의중이 작동한 것 아니면 해명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출근길에 제2부속실 재설치 목소리 관련해 “대통령을 처음 해 보는 것이기 때문에 이걸 공식, 비공식 이런 걸 어떻게 나눠야 될지”라며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안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이걸 어떤 식으로 정리해서 해야 될지 저도 이제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한 번 국민 여러분 의견도 들어가면서 차차 이 부분은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최 전 수석은 김 여사가 제2부속실 설치를 꺼리는 이유로 “대통령 부인으로서 공적 활동과 사적 활동 두 가지를 모두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공적 시스템에 들어가는 순간 대통령 부인에게는 사적 활동이 없고 친구를 만나도 다 기록에 남기 때문에 이를 꺼린다”고 했다.
그는 “제1, 제2부속실을 합쳐서 영부인 팀을 따로 가동하면 대통령 부속실 업무도 김건희 여사 쪽에서 침해하거나 컨트롤 할 가능성이 있기에 칸막이를 정확하게 하는 게 맞다”며 “영부인이 누구를 만나는지 다 체크되고 보고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분위기로 스스로 바꾸지 않을 것 같고 뭔가 타의적 요소가 있어야 바꾸더라도 바꿀 것”이라며 “부속실 업무 부활은 ‘대통령 후보 시절 말을 바꾸기 싫다’ 차원이 아니며 국민들 중 누구도 뭐라고 안 할 것”이라고 했다.
최 전 수석은 지난 14일 YTN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김 여사를 관리한 공적 시스템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당시 무속인이라는 루머가 퍼졌다가 대학교수로 밝혀진 지인 동행자 논란에 대해 “개인적으로 편한 사람을 데려가도 분명히 영부인으로서의 공적인 활동인데 이런 것이 사전 사후에 점검도 안된다는 건 심각한 문제고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김건희 여사도 (대선 당시) ‘나는 그냥 내조만 하겠다’고 했지만 그때와 지금은 말도 다르고 행동도 달라졌고 위치도 달라졌다”며 “제2부속실을 부활시키든지 대통령 부속실에서 영부인 문제를 담당하는 공적인 시스템을 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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