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에서 첫 5경기 모두 0-3 패를 당하며 부진에 빠져있던 한국 여자배구가 변화를 시도했지만 또 한번 셧아웃 패배를 안았다.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쾌거를 만든 김연경을 비롯한 베테랑 멤버들의 공백은 쉽게 메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한결 나아진 경기력으로 희망을 키웠다. 무엇보다 달라진 스타일이 개선으로 이어지며 향후 팀의 발전 방향에 대한 힌트가 됐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대표팀은 16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2022 VNL 2주차 두 번째 경기에서 세르비아에서 0-3(38-40 22-25 22-25)으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VNL 6경기 동안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며 6연패를 당했다. 도쿄올림픽 3, 4위전에서 한국을 꺾고 동메달을 따냈던 강호 세르비아는 이번 승리로 4승2패를 기록했다.
1세트에서 역대급 득점이 나왔다. 한팀이 25점만 내면 세트를 따내는 배구 경기에서 양팀 합쳐 78득점이 나온 것. 세트 초반 5-13까지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무기력하게 세트를 내주는가 했지만 이다현(현대건설), 정호영(KGC인삼공사) 등 센터들의 연속 득점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뒤 황민경, 고예림(이상 현대건설) 등 이날 새로 투입된 왼쪽 공격수들이 득점에 가세해 결국 듀스로 끌고 가는데에 성공했다. 이후 고예림, 황민경이 공격을 이끌어 38-38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그러나, 정호영의 서브 실수와 이선우(KGC인삼공사)의 범실이 나오며 세트를 내줬다.
자칫 자포자기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은 2세트 중반까지 리드하는 등 이후 세트에서도 분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2, 3세트 모두 세트 막판 연속 범실로 모두 내주며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또 한번의 셧아웃 패배였지만 무기력했던 앞선 5번과 달리 이번에는 강호 세르비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잘 싸운 경기였다.
높이 대신 스피드와 수비를 선택한 변화가 주효했다. 이날 한국은 주포로 활약했던 장신 공격수 김희진(IBK기업은행), 박정아(도로공사)를 빼고 비교적 단신의 고예림, 황민경을 주전으로 투입했다. 이들은 작은 키를 영리한 공격과 탄탄한 수비로 극복해 지난해 V리그에서 현대건설의 놀라운 연승행진을 이끈 왼쪽 공격수 콤비로 이날도 세르비아의 장신 브로킹벽 사이에서도 제 몫을 했다. 고예림은 서브 포인트 1개를 포함해 17득점을 기록해 팀 내 최다득점을 올렸고, 황민경도 13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이에 따라 19일 네덜란드를 상대로 한 7차전을 비롯한 향후 계속될 경기에서도 이들을 중심으로 빠른 배구로의 스타일 변화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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