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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조식품 섭취 후 앓다가 숨진 고객…통증 호소에도 “호전반응” 안심시킨 판매자

입력 : 2022-06-17 07:00:00 수정 : 2022-06-17 09: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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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건강보조식품 판매자 배상 책임"

 

건강보조식품 판매자가 제품을 섭취한 고객이 통증을 호소하는데도 '몸에 잘 듣고 있어 나타나는 반응'이라며 안심시켜 결국 고객이 숨진 사건에서 판매자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 등이 B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B씨 등으로부터 핵산을 가공해 만든 건강보조식품을 구매했다. 해당 식품을 만든 업체 대표 B씨는 건강에 좋다며 A씨에게 권했고, 구입된 식품은 A씨의 배우자가 먹었다.

 

그런데 매일 제품을 섭취하던 A씨의 배우자는 지난 2018년 3월 갑자기 혈압이 오르고 온몸이 아파 응급실을 찾았고, 이를 들은 B씨는 '반응이 있다는 건 몸에 잘 듣고 있다는 뜻이니 걱정하지 말고 견뎌달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 배우자의 몸에 수포가 생기거나 오한이 발생했는데도 B씨는 '수포는 간에 있는 독소가 피부로 배출되는 과정이다. 오한을 통해 몸이 스스로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는 등의 취지로 답했다는 게 법원의 설명이다.

 

결국 A씨 배우자는 응급실을 찾은 지 열흘 만에 염증에 의한 패혈증과 장기부전 등으로 숨졌다.

 

이에 A씨는 B씨 등을 고소했고 검찰은 이들을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으며, 행정청도 해당 업체에 판매정지 등 처분을 내렸다. 또 A씨는 자녀와 함께 B씨 등을 상대로 모두 4억8000만여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소송을 청구했다.

 

1심은 "이 사건 제품의 섭취와 A씨 배우자 사망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A씨 등의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2심은 B씨 등이 A씨 등에게 1억3000만여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우선 2심은 B씨가 건강보조식품 판매자로서 고객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어긴 것으로 봤다. A씨 배우자가 제품을 섭취한 뒤 증상이 발생했는데도 거듭 '호전반응이 시작된 것'이라며 의사가 썼다는 글을 보내 안심시켰다는 이유에서다.

 

B씨 설명을 믿은 A씨는 배우자가 스스로 볼일을 보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는데도 병원에 가지 않아 치료가 늦어졌다는 게 2심 설명이다.

 

비록 검찰이 B씨 등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민사재판은 검찰 처분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점도 언급됐다.

 

2심은 "B씨가 A씨 배우자의 이상증상에 대해 '제품 섭취로 인한 호전반응이니 병원에서 치료받는 대신 제품을 더 섭취하라'고 말한 것과 치료 지연 사이에는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며 A씨 등 청구를 받아들였다.

 

대신 제품의 섭취 자체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은 아니며, 기존에 다른 약물도 복용하고 있던 점 등을 이유로 B씨 등의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했다.

 

대법원도 "건강보조식품 판매자가 제품을 판매할 땐 치료 효과나 부작용 등에 관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긴급한 진료를 중단하는 것과 같이 비합리적인 판단에 이르지 않도록 고객을 보호할 주의의무가 있다"라며 "치료 효과를 맹신해 올바른 인식형성을 방해하는 조언을 지속하면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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