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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사고로 본 전기차 화재 위험성…뚜렷한 해결방법은 ‘아직’ [뉴스+]

, 이슈팀

입력 : 2022-06-15 22:00:00 수정 : 2022-06-15 11: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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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서 전기차 화재 후 빠르게 불타며 2명 사망
배터리 열 폭주 현상 발생 시 소방관도 진화 어려워
차량 배터리 물에 담그는 ‘수조’ 방식 진화 장비 부족
“아직 완벽 대응법 없어”…소방·제조 협업 연구 필요
소방대원들이 고속도로 요금소 충격 흡수대를 들이받은 뒤, 불이 난 차량 화재를 진화하고 있다. 부산 강서경찰서 제공

지난 4일, 부산 강서구 남해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전기차인 ‘아이오닉5’가 충격 흡수대를 들이받는 사고로 차량에 화재가 났고 탑승자 2명이 숨졌다. 당시 탑승자들은 화재가 아닌 과속으로 인해 충돌 직후 사망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전기차의 화재 위험성에 대한 논쟁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당 차량이 3초 만에 온도가 800도까지 치솟은 것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전기차 불이 나면 탈출할 수 없다”, “불을 끄는 것조차 힘들다”는 등 전기차를 불안해 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가 이어지면서 전기차가 정말 화재에 안전한지에 대한 의문이 따라붙는 가운데 화재 발생 시 골든타임 이전에 구조하거나 진압이 가능한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전기차는 정말 화재에 취약한가?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2017년~2021년) 전기차 화재는 총 69건 발생했다. 2017년 12건, 2018년에는 13건 정도에 불과했지만 2020년과 지난해에는 22건의 화재가 발생하는 등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로 봤을 때는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할 확률은 0.0027% 수준으로 내연기관 차(0.01%)보다 높지는 않았다. 다만 전기차 수 자체가 많지 않아 단순 비교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전기차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전기차 배터리가 외부의 충격을 받아 손상되면서 배터리팩 내부 온도가 순식간에 치솟는 이른바 ‘배터리 열 폭주’이다. 열 폭주 현상은 한번 불씨가 붙으면 어떠한 소화제를 가해도 꺼지지 않을 만큼 강력하며 단순히 불이 붙는 수준이 아니라 폭발하는 양상을 보인다. 

사진=부산 강서경찰서 제공

일반 내연기관 차 화재보다 진화하는 시간도 길다. 소방청이 2017년부터 2021년 8월 사이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 26건의 평균 진화시간은 35분40초였다. 같은 기간 발생한 내연기관 차량 화재의 평균 진화시간은 23분36초로 나타났다.

 

전기차 화재는 특정 차량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미국 NBC 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 S 화재 사고에서도 소방관들이 불길을 완전히 진화하는데 무려 7시간이 걸렸다. 내연기관 차량 화재에는 평균적으로 1100L의 물이 필요한데 이 사고 당시 쓰였던 물은 약 10만L로 이는 화재를 진압한 담당 소방서에서 일반적으로 한 달 동안 쓰는 양이고 미국 가정에서 약 2년 동안 쓸 수 있는 수준이다.

 

◆전기차 화재는 어떻게 진압하나?

 

전기차 화재는 진압도 어렵고 위험하다. 불이 난 배터리 부분은 견고하고 방수성능이 높은 외부 케이스가 덮고 있어 물을 아무리 뿌려도 도달하기 힘든 데다가 황산, 탄소산화물, 니켈, 알루미늄 등 인체 유해물질이 방출되고 감전의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15일 소방청은 전기차 화재의 기본 대응 방향은 주수소화(대량의 물 살포)와 차량 하부 냉각주수소화라고 밝혔다. 초기에는 안전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소화용수를 뿌리지만 차량 하부의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열 폭주 현상이 일어날 경우 호스를 차량 하부에 위치시켜 아래에서 위로 물을 뿌려 냉각시킨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에는 일반 소방 호스만으론 불을 끄기 어려워서 ‘수조’에 차를 통째로 담그는 방식으로 불을 끄기도 한다. 남해고속도로 화재 진압도 이런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만 대형 수조를 옮기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수조 4면을 조립했고 그 안에 차량의 하부가 잠길 만큼 물을 채워 넣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아직 시범단계여서 이런 조립식 수조 장비를 갖추고 있는 일선 소방서가 많지는 않다. 소방청은 독일에서 사용하는 이동형 수조 차량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는만큼 화재 사고에 대한 대비책 마련은 시급한 과제다.

 

소방청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는 다른 나라에서도 공통으로 일어나는 유형이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와도 협조해서 대응하고 있고 해외 사례도 참고해 대응 방안에 관해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은 외부 충격에 따라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빠르게 전소하는 과정을 차단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없어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 구조 자체가 화재에 취약한 부분이 있고 아직 이에 완벽하게 대응할 방안은 없다”며 “화재뿐만 아니라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주의사항도 많고 운전방법도 다르다. 전기차 운전자들에게 이런 사안들을 반드시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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