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격투기 단체 로드FC에서 활약 중인 심윤재(개명 전 심건오·33)는 크리스 바넷을 넘지 못했다. 2017년 12월 첫 경기에서는 바넷이 찬 발차기에 복부를 맞고 쓰러졌고, 2019년 9월 열린 2차전에서는 체력에 약점을 드러내며 1라운드만에 무너졌다. 심건오는 은퇴를 고민했다. 바넷에게만 두 차례 지면서 한계를 느꼈고 부상까지 입었던 탓이었다. 하지만 심건오는 다시 일어서 3년만에 복귀전을 준비한다. 아버지 납골당에 반드시 챔피언 벨트를 들고 찾아가겠다는 각오와 함께.
로드FC는 다음달 23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로드FC 061에서 축구선수 출신 배동현(37)과 복귀전을 갖는다고 8일 밝혔다. 심건오 마지막 경기는 2019년이 마지막이다. 심건오는 “부상 이후 우울했다. 술만 마셨다. 이때 아버지도 돌아가셨다. 정신을 더 차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심건오는 스승 김대환 전 로드FC 대표 조언에 다시 일어섰다.
김대환 전 대표는 심건오 데뷔 전부터 그가 가진 재능을 유심히 살펴본 스승이다. 심건오는 188㎝에 120㎏ 거구로 우리나라 격투기 헤비급을 이끌어갈 기대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리얼리티 프로그램 ‘주먹이운다’에 참가해 격투기 선수인 손혜석과 차정환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 장면을 지켜본 정문홍 로드FC 회장은 즉석에서 심건오에게 로드FC 계약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후 심건오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2014년 9월 로드FC에서 데뷔전을 갖고 프리디 슬론(미국)을 2라운드만에 키록(팔꺾기)으로 승리했지만 2016년 12월 카를로스 토요타(브라질·50)에 TKO패 했고, 바넷에게 두 번 도전해 두 번 모두 지는 등 종합격투기 5승4패를 기록 중이다.
심건오가 만나는 배동현은 11년간 중앙수비수로 축구를 해온 파이터다. 축구를 그만둔 배동현은 평범한 회사생활을 하다 레슬링을 배우면서 종합격투기 선수가 됐다. 종합격투기 전적 5승2패인 배동현은 모든 승리가 KO일 정도로 화끈한 경기력을 자랑한다.
심건오는 배동현에 대해 “타격이 빠르고 체력이 좋아서 까다로운 상대”라며 “3라운드까지 가는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오래 쉬었기 때문에 ‘무조건 이긴다’라고 말하는 건 종합격투기에 대한 모독”이라며 “꼭 이겨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최선을 다해 챔피언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이어 “무릎이 상태가 좋지 않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그 전에 반드시 챔피언 벨트를 따서 아버지 납골당에 들고 찾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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