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부수고 선별해 모아 놓으면… ‘폐가전’ 귀중한 자원이 된다 [밀착취재]

입력 : 2022-06-05 18:00:00 수정 : 2022-06-05 15:32:41
용인=남정탁 기자 jungtak2@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폐가전 재활용하는 수도권자원순환센터

2021년 대형가전 43만대·소형가전 20만대 재활용
다양한 처리공정 거쳐 철·구리·알루미늄 등 추출
회수 폐금속자원 산업연료화… 경제적 효과도 커
판매업체 수집운반차량이 역회수한 폐가전제품을 하차하고 있다.

우리가 버린 냉장고, 세탁기, TV 등 대형가전은 어떻게 처리될까? 폐가전제품을 재활용하는 수도권자원순환센터를 찾아 그 과정을 지켜봤다.

수도권자원순환센터 관계자가 가득 쌓여 있는 폐가전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수도권자원순환센터 집하장에 폐세탁기들이 높게 쌓여 있다.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폐 전기·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 의무 이행을 위해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KERC)이 설립됐다. 공제조합은 서울시와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폐 전기·전자제품의 친환경적 처리를 위해 수도권자원순환센터를 2003년에 준공했다. 센터에는 폐가전을 가득 싣고 온 대형차량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입고된 폐가전은 종류별로 분류해 처리 공정에 들어간다. 처리 공정은 크게 전처리 공정과 후처리 공정으로 나뉜다. 냉장고의 경우 전처리 공정으로 온난화를 유발시키는 냉매를 포집기를 이용해 회수하고, 그 외 자원재생이 가능한 콤프레서, 모터 등을 탈취한다. 후처리 공정으로 파쇄기를 통한 파쇄 과정을 거친 뒤 자력선별, 광학선별 등을 통해 철, 우레탄, 플라스틱, 구리, 알루미늄 등을 추출한다.

지게차가 폐냉장고들을 전처리 컨베이어로 옮기고 있다. 냉장고의 경우 전처리 공정으로 온난화를 유발시키는 냉매와 콤프레서, 모터 등을 수작업으로 떼어낸다.
수도권자원순환센터 작업장에 전처리 공정을 앞둔 폐가전제품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작업자들이 폐냉장고 전처리 공정 작업을 하고 있다. 냉매, PCB, 모터 등을 제거하는 전처리 공정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2021년 이곳에서 냉장고, 세탁기, TV 등 대형가전 42만8000대와 선풍기, 청소기, 전자레인지 등 소형가전 20만대가량이 재활용됐다. 2019년에 정점을 찍고 줄어드는 듯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외부생활이 줄어든 사람들의 전자제품 구입이 증가하면서 폐가전제품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이렇게 자원순환을 통해 발생한 유가물은 2만2646t이다.

폐세탁기 전처리 컨베이어에서 작업자가 파쇄기로 들어가는 후처리 공정 전 모터, 전선, 트랜스 등을 제거하는 전처리 공정 작업을 하고 있다.
상시수거 캠페인으로 수거한 폐휴대폰을 수작업으로 분리한 뒤 파쇄한 조각들. 폐휴대폰에 포함된 금속물질도 자원순환이 가능하다.
출고장에 냉장고, 세탁기 등에서 추출된 알루미늄 조각들이 대형 마대자루에 가득 담겨 있다.

작업장 한편에서 회수한 폐휴대폰을 수작업으로 분리한 뒤 파쇄하는 공정도 진행하고 있었다. 조합에서는 폐휴대폰 상시수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방지하고, 폐휴대폰에 포함된 금속물질 등은 자원으로 재활용하고 유해물질은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함이다. 작년 53만t의 폐휴대폰이 자원 재활용됐다.

냉장고, 세탁기 등에서 추출된 구리 조각들.
폐세탁기 전처리 컨베이어 옆에 파쇄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제거된 부품들이 종류별로 담겨 있다.

생활폐기물과 달리 교체 주기가 긴 가전제품을 배출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폐가전을 부적절하게 배출해 매립 또는 소각할 때는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그렇다면 폐가전을 어떻게 배출해야 하는 걸까? 첫 번째는 새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판매업체에 기존에 쓰던 제품의 수거를 요청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KERC의 폐가전 무상방문수거 서비스(1599-0903)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세 번째는 지자체 폐기물 배출 스티커를 구입해 붙여 내놓으면 된다. 이렇게 역회수나 지자체 또는 방문수거를 통해 배출된 폐가전은 집하장을 거쳐 수도권자원순환센터로 오게 된다.

우리나라는 광물자원의 90%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폐가전제품으로부터 회수하는 폐금속자원을 산업연료로 재공급하는 자원순환이 국가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도권자원순환센터로 인계된 폐냉장고 안에 각종 음식물 쓰레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

김치, 고추장, 온갖 오물과 쓰레기가 폐가전제품에 섞여 배출될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재활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수도권자원순환센터 이한철 팀장은 “자원순환은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친환경 처리다. 폐가전제품이 귀중한 자원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선 시민들이 올바르게 배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용인=남정탁 기자 jungtak2@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
  • 박규영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