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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첫 여성 사령관 남편에 "우린 결혼 잘한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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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02 15:26:17 수정 : 2022-06-02 15:26:16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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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안경비대 역사상 최초 女사령관 탄생
취임식 찾은 바이든, 그 남편에 조크 던져
앞서 尹 대통령 부부에 건넨 덕담과 비슷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1일(현지시간) 해안경비대 사령관 이·취임식에 참석해 린다 페이건 신임 사령관(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날 4년 임기를 마치고 퇴역한 칼 슐츠 전 사령관. 워싱턴=AP연합뉴스

“우린 둘 다 과분한 여성과 결혼을 했군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 해안경비대(U.S. Coast Guard) 역사상 최초의 여성 사령관 취임식에서 그 남편한테 던진 말이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 덕담과 같은 맥락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더 많은 여성 지휘관이 미군을 이끄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열린 해안경비대 사령관 이·취임식에 참석했다. 우리나라 해양경찰(해경)과 달리 미국의 해안경비대는 경찰이 아닌 군대 조직이다. 사령관과 부사령관에는 별 넷, 대장 계급의 지휘관이 보임된다. 2018년 6월 취임한 칼 슐츠 사령관이 4년 임기를 마치고 이날 퇴역한 데 이어 린다 페이건(58) 부사령관이 새롭게 사령관으로 올라섰다.

 

페이건 신임 사령관은 해안경비대 창설 이래 첫 여성 사령관이다. 미군을 구성하는 육해공군과 우주군·해병대·해안경비대까지 총 6개의 군종(軍種) 가운데 하나를 여성이 지휘하게 된 것도 이번이 최초다.

 

바로 이 점을 감안한 듯 바이든 대통령은 이·취임식 기념사를 하는 도중 페이건 사령관의 남편 존 페이건을 지목했다. 갑자기 “존, 어디 있어요. 한 번 자리에서 일어나 주세요”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부탁에 존 페이건이 의자에서 일어나 좌중에 얼굴을 알리자 바이든 대통령은 “당신을 곤란하게 만들어주고 싶었어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참석자들이 격려의 의미로 박수를 보내자 바이든 대통령은 다시 존 페이건을 향해 “우린 서로를 모르지만 공통점이 있다”며 “우린 둘 다 과분한 여성과 결혼을 했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여성으로는 처음 해안경비대 사령관에 오른 린다 페이건 사령관이 취임식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방한 기간 중 윤 대통령에게 “우린 결혼을 잘한(married up) 남자들”이라고 말해 큰 화제가 됐다. 당시 윤 대통령 곁에는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있었다. 여기서 바이든 대통령이 사용한 ‘매리 업’(marry up)은 자신보다 신분이나 계급이 높은 배우자와 결혼을 했다는 의미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매리 업’ 대신 “우린 둘 다 우리보다 신분이 훨씬 더 높은 여성과 결혼했다”(We both married way above our station)고 한층 정확하고 구체적인 표현을 썼다. 남편이 군대에 갔다왔는지 모르겠지만 4성제독을 아내로 뒀으니 바이든 대통령 말이 맞는다고 생각한 건지 청중석에선 일대 폭소가 터졌다.

 

오는 11월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성 유권자 표심을 의식했는지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미군 6개 군종 중 하나의 최고 책임자로 여성을 앉힌 첫번째 대통령이란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국방장관이 해안경비대 새 사령관 후보자로 페이건 대장 이름을 들고 왔을 때 ‘대체 왜 그렇게 오래 걸린 거야’(What in the hell took you so long)라고 질책했다”는 농담으로 참석자들을 웃게 만든 뒤 “페이건 사령관의 발탁은 군대의 문이 더는 여성들한테 닫혀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페이건 사령관은 1985년 해안경비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해 거의 37년간 복무하며 다양한 보직을 거쳤다. 그의 딸도 해안경비대 장교로 근무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페이건 사령관을 가리켜 “군대에서 여성의 길을 개척한 선구자”라며 “이번 승진은 그동한 발휘한 리더십과 다양한 성취를 바탕으로 얻은 당연한 결과”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우리는 페이건 사령관이 여성 최고 지휘관으로 유일한 인물이 아닌 첫번째 인물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며 “해안경비대는 물론 미군의 모든 군종에서 최고 수준의 지휘권을 가진 더 많은 여성을 보게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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