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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전쟁영웅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말처럼 미국의 ‘불침항모’(不沈航母)라 할 만하다. 불침항모란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이라는 뜻이다. 대만은 미국이 세계패권을 지키는 최전선이자 중국의 해양굴기(우뚝 섬)를 막는 군사적 요충지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작년 기준 5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대만 기업 TSMC도 잃을 수 없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중국도 양안 문제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이익’이다. 이 때문에 대만해협은 양국의 항모·군함이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며 아시아의 화약고로 떠오른 지 오래다.

양안 관계는 날로 험악해지는 양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 10월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 연설에서 “조국 통일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며 ‘통일’을 12차례나 언급했다.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우리는 독립적 주권국가로 중국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즉각 응수했다. 국제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빠르면 올가을이나 늦어도 2025∼2027년쯤 대만을 공격할 것이라는 침공설이 나돈다. 앞서 1996년 당시 리덩후이 대만 총통이 “양안 관계는 국가 간 관계”라는 양국론을 언급하자 장쩌민 중국 주석이 미국에 대만 침공을 통보하고 미·중 간 항모와 병력이 대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그제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 개입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예스. 그것이 우리의 약속”이라고 답했다. 파장이 커지자 백악관은 “대만의 평화와 안정성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중국에 대만 침공을 꿈도 꾸지 말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 순방 도중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도 모자라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4자 간 안보대화체) 정상회의까지 열어 대중 군사·경제 포위망을 모색했다.

중국의 반발도 격렬하다. “미국이 불장난하다 타 죽을 수 있다”(국무원 대만판공실), “14억 인민의 대립면에 서지 말라”(외교부 대변인)라는 막말까지 나온다. 대만 화약고가 언제 터질지 모를 일이다. 양안전쟁의 불길은 한반도 등 동북아 전체로 번져 나갈 텐데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니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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