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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전 1분기 7조8000억 적자, 전기료 현실화 미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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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15 23:28:21 수정 : 2022-05-15 23: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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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모습. 연합뉴스

한국전력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 연속 흑자를 냈던 회사다. 2017년 흑자 폭은 5조원에 육박했다. 그랬던 회사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바로 다음 해 적자로 돌아서더니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일상적인 경영환경 변화로는 설명이 안 되는 추락이다. 올 들어서는 더욱 가관이다. 1분기 영업적자액이 매출 16조원의 절반 정도인 7조7869억원에 달한다. 사상 최악이던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5조8601억원) 규모를 한 분기 만에 훌쩍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적자는 3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예상은 했지만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한전이 적자 늪에 빠져든 것은 원유·액화천연가스(LNG)·석탄 등 연료 가격이 크게 뛰면서 발전회사에서 지불하는 전력구입단가가 급등한 탓이다. 전력생산단가가 상대적으로 싼 원자력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지난 3월 상업 운전이 예정돼 있던 신한울 1호기는 반년 이상 늦어진 9월쯤에야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울 2호기와 신고리 5·6호기 가동도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정부가 임기 내내 탈원전 정책에 목을 맨 결과다.

한전은 올해 2분기 전기요금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h(킬로와트시)당 0원으로 동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급등한 국제 유가를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문재인정부에서 틀어막아서다. 한전은 앞서 연료비 조정단가를 ㎾h당 33.8원으로 산정했으나 상한선에 걸려 3원 인상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문 정부는 이마저도 거부했다. 연료비에 따라 전기요금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연료비 연동제’는 무용지물이었다. 정부가 국민의 생활 안정을 내세웠지만 대선과 지방선거라는 ‘정치적 계산’이 왜 없었겠나.

한계에 이른 한전 적자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미봉책으로는 위기 국면을 타개할 수 없다. 적자 폭이 커지면서 한전은 회사채 발행으로 간신히 버티는 상황이다. 올 들어 4월까지 누적 차입금만 50조원이 넘는다. 전기료 인상 억제로 한전이 떠안은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한전은 2008년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자 6680억원의 공적 자금을 받아 손실을 메웠다. 이어 6년간 전기료를 41.6% 올려야 했다. 그때처럼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정치논리에서 벗어나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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