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산 코인 ‘루나·테라USD(UST)’ 발행업체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 집에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달아난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13일 서울 성동경찰서는 전날 권 대표 집에 찾아간 피의자 A씨의 신원을 특정해 조사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아프리카TV에서 코인 전문 방송을 하는 BJ다. 그는 직접 자신의 채널을 통해 경찰 출석 사실을 공개하며 “권도형 찾아간 것 맞다. 루나에 20억원을 풀매수했다. 돈도 날리고 빨간 줄까지 긋게 생겼다”고 말했다.
A씨는 전날 오후 6시쯤 권 대표가 사는 아파트의 공용현관을 무단으로 침입해 집 초인종을 누르고 도주한 혐의(주거침입)를 받는다.
그는 집에 있던 권 대표 배우자에게 “남편이 집에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다음주 중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권 대표의 배우자를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 대상자로 지정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가상화폐 루나의 현재 가격은 0.0001달러다. 1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 UST 가격은 80% 넘게 추락한 12센트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지난 12일 하루 만에 시가총액 2000억 달러(약258조원)가 증발했다.
13일(현지시간) 미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코인거래소들이 앞다퉈 루나와 UST 거래 중단 및 상장폐지를 발표하고 있다.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OKX는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UST를 상장 폐지했다. 테라 생태계 코인인 루나, 앵커, 미러와 관련한 상품도 퇴출했다.
또한 FTX는 파생 상품인 루나PERP를 상장 폐지했고, 크립토닷컴은 루나, 앵커, 미러 거래를 중지시켰다. 코인베이스는 오는 27일부터 거래 정지를 한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경우 전날 루나와 UST 현물 거래를 중단했다.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권 CEO는 14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며칠간 UST 디페깅(Depegging·달러와의 가치 유지 실패 현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은 테라 커뮤니티 회원과 직원, 친구, 가족과 전화를 했다”며 “내 발명품(루나·UST)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탈중앙화 경제에선 탈중앙화 통화가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형태의 UST는 그런 돈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 확실하다”고 했다.
그는 이번 폭락 사태에도 루나와 UST를 팔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를 비롯해 나와 연계된 어떤 기관도 이번 사건으로 이익을 본 게 없다”고 주장했다.
권 CEO는 “지금 지켜야 할 것은 테라 블록체인 공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이라며 “우리 커뮤니티가 앞으로 나아갈 최선의 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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