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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잇단 도발에도 “백신 지원” 손 내미는 정부… 관계 개선 물꼬 틀까

입력 : 2022-05-14 07:00:00 수정 : 2022-05-14 14: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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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1만8000명 발열자
4월 열병식 전후 35만명 발생

尹 “통일부 라인 통해 협의”
북한 조선중앙TV는 1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코로나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열린 노동당 제8기 제8차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공개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회의 발언 때 마스크를 벗어 책상에 내려놨다. 김 위원장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TV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정지역’을 자처하던 북한에서 지난 20여일간 ‘유열자’(발열환자)가 35만명 이상 발생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과 의약품 등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을 제안했다.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7차 핵실험 엄포 상황에서 이번 정부 제안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변수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북한에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13일 밝혔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의약품 지원을 수락할 경우 백신과 해열제, 진단키트 등 구체적인 지원 품목이 협의될 예정이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잔여량은 이날 현재 1466만회분이 넘는다.

윤 대통령은 ‘(북측에) 실무접촉을 제의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당연하다”며 “기본적으로 통일부 라인으로 해 가지고…”라고 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 상황에 대해 “간단하지 않다.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우리가 먼저 발표하고 결정할 수는 없으니 북한이 받을 준비가 돼 우리 측에 지원 요청할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화상통화를 갖고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인도적 대북 지원 방안을 계속 협의해 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만큼 미국도 인도적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차덕철 통일부 대변인대리가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의 이례적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소식과 핵실험 준비동향 등 현안 관련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북한이 우리 정부와 서방에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이날 “조선(북한)식의 독자적인 방역체계가 완비됐다”며 한·미 등 외부 도움이 필요 없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북한은 최근 국제 기부백신 배분체인 코백스(COVAX)와 접촉에서도 별다른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처음 인정한 날인 12일 하루에만 1만8000여명의 유열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에선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 전후 전국적으로 35만명이 넘는 발열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16만2200여명은 완치됐으나 18만7800여명은 아직도 격리 및 치료를 받고 있다. 또 BA.2(스텔스 오미크론) 감염자 1명을 포함해 6명이 사망했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방역 전문가들은 북한의 열악한 검사·추적·치료, 방역·의료 시스템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상황이 훨씬 심각하고 앞으로 확산세가 더 가파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이번 제안이 남북 간 대화 물꼬를 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만약 남북 방역 협력이 성사된다면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와 대화 재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선영·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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