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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추궁에 부하에게 책임 전가…대법 "명예훼손 아냐"

입력 : 2022-05-13 13:45:42 수정 : 2022-05-13 13: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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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추궁당하다 나온 발언…고의성 없어"
사진=연합뉴스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부하 직원의 보고를 받고 상급자에게는 '보고받은 적 없다'고 했더라도 해당 부하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무죄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 강릉지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자신의 부하직원 B씨에게서 성추행 피해 보고를 받았다. A씨는 가해자 모친을 불러 추행 사실이 적힌 확인서에 서명하게 했다.

문제는 사건 후 6개월 가량 지난 시점에 벌어졌다. A씨는 B씨의 피해 사실을 수사 기관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되자 회의 석상에서 "B씨가 애초 성추행 사건을 보고한 사실이 없는데 과태료 처분을 받는 건 억울하다"고 말했다. A씨는 B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A씨가 B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벌금을 부과했다. A씨의 발언이 B씨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하는 명예훼손적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대법원은 A씨의 발언에 명예훼손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놨다. A씨가 상급자인 C씨로부터 과태료 처분에 관한 경과보고를 요구받고 책임을 추궁받자 변명하던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고의를 갖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데 충분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의 자리에서 상급자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하자 대답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듯한 사실을 발설하게 된 것이라면 내용과 경위, 동기, 상황 등에 비춰 명예훼손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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