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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노마스크’ 열병식 여파… 코로나19 통제 가능할까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2-05-12 19:08:22 수정 : 2022-05-12 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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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첫 확진자’ 발표

김정은, 수만 명과 ‘릴레이 사진’
열병식 참가자 일부 증상 보여

일주일간 봉쇄 발령·해제 반복
확진자 규모·전파 속도 살피다
상황 심각하자 대외 공개한 듯
核 실험·北中 열차 등 영향 촉각
마스크 쓰고 회의 주재하는 김정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가운데)이 12일 평양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중앙위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낀 채 회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2년3개월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0’을 주장하던 북한에 감염자가 공식 발생하면서 코로나19의 기하급수적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현재 준비 중인 것으로 관측되는 7차 핵실험을 비롯해 북·중 화물열차 중단 장기화 등에 이번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불러올 ‘나비효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北, 코로나19 통제 가능할까… 이미 대규모 확산 우려

1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 8일 평양 한 단체의 ‘발열자들’은 검사 결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인 BA.2와 일치했다. 통신이 확진자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발열자들이라고 표현한 점으로 미뤄 볼 때 감염 증상을 보인 다수의 인원이 검사 대상이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잠복기를 고려하면, 지난 8일에 검사를 받은 이들이 4월 말∼5월 초에 이미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고 김일성 주석 110번째 생일(4월15일) 기념행사와 조선인민혁명군(항일의용대) 창건 90주년(4월25일) 열병식 등 대규모 인원이 집결한 행사에서 참가자들 모두가 ‘노마스크’였던 장면을 환기해보면 자칫 북한 내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은 대목이다. 이미 평양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열병식 행사에 참석한 수만명의 청년을 평양으로 다시 불러 이달 1일 ‘릴레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해당 사진에서는 김 위원장은 물론 청년들의 얼굴에서 마스크를 살펴볼 수 없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경축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점은 최소 일주일 전으로 추정된다.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4일 오전을 기해 한시적으로 주민들의 외출을 금지한 바 있다. 다음 날 외출금지는 해제됐지만, 당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열병 확산 조짐이 있었고, 지난달 25일 열병식에 참가한 인원 중에서도 열병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0일에도 전국적인 봉쇄령을 내렸고, 전날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볼 때, 북한은 지난 일주일간 봉쇄령 발동과 해제를 반복하며 코로나19 확진자 규모와 전파 속도를 지켜보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이를 대외에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韓, 북한 핵실험 시기 미칠 영향 ‘예의주시’

우리 정부는 북한의 코로나19 발생 상황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7차 핵실험 시기에 영향을 줄지 여부에 대해 “예의 주시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남측 새 정부 출범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즈음해 북한이 핵실험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정세 변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곡점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임 교수는 “당장 북한은 코로나19 통제에 총력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7차 핵실험 시점 등을 조정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면서도 “코로나19 상황이 통제 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예정된 스케줄대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비상방역사업에서 자그마한 공간도 생기지 않도록 예견성 있는 대책을 세워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노동신문·뉴스1

이날 중국중앙(CC)TV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북한 내 감염자 발생 사실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앞서 북한과 접경한 중국 단둥시는 코로나19 발생으로 지난달 25일 도시를 전면 봉쇄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1년6개월여 만에 운행을 재개한 단둥∼신의주 간 화물열차도 지난달 29일 다시 멈춘 바 있다. 이후 단둥 신규 확진자가 10명을 넘지 않으면서 이르면 이달 중순쯤 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북한의 확진자 발생으로 열차 운행 재개 시기를 점치기 어렵게 됐다.

북한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윤석열정부의 대북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의료·방역지원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에 대해서는 예외로 생각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과 남북 간 방역·보건의료 협력은 인도적 차원에서 언제라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남북 간 또는 국제사회와 협력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선영·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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