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둘러싸고 ‘제2의 조국 사태’가 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진 전 교수는 11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지금 수사를 받게 되면 그게 야당 탄압(이라고) 이렇게 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윤리적인 문제를 항상 정치 문제화하는 게 기본 전술”이라며 “이분(이재명 고문)이 대선주자였고, (수사가 이뤄지면 지지자들이) 또 서초동에 가서 ‘사랑해요 이재명’ 뭐 (이런 일들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그가 언급한 ‘조국 사태’는 2019년 당시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일대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촉구와 조국 법무부 장관 지지 집회를 뜻한다.
진 전 교수는 “이분이 (보궐선거에) 나오려면 일단 수사를 통해서 의혹들을 다 털고 그런 다음에 가족간 화해, 그 다음에 사과와 반성을 해서 이미지를 개선한 다음에 나왔으면 좋은데”라며 “이게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나왔다”고 언급했다. 계속해서 “‘물총 갖고 나를 협박하는 거냐’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괘씸하게 들린다”며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시작했는데 법인카드 문제에서도 지금 피의자로 적시됐고, 성남FC 수사도 들어가지 않느냐”고 말을 이어갔다.
같은 맥락에서 “대장동 사업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문제인데, 갑자기 이런 공격적인 발언을 하니까 이분이 정말 대선 패배를 반성하고 있나 느낌이 든다”며 “굉장히 애매모호한 상태에서 메시지가 이상하게 전달되는 느낌도 있고, 이게 유권자들에게 굉장히 안 좋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고문은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선거 선대위 출범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가 검찰 수사에 대한 ‘방탄용’이라는 일부 비판을 놓고 “자꾸 방탄, 방탄하는데 여러분은 물도 안 든 물총이 두려우냐”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반응했다.
이 고문은 “저는 인생을 살며 부당한 일을 한 적이 없어 검찰과 경찰이 수사로 아무리 압박해도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며, “자꾸 빈총으로 사람 위협해 놓고는 총 피하려 한다는 소리 하는데 잘못한 게 없으면 아무런 걱정할 일이 없다. 죄지은 사람이 두려운 것이지 잘못한 게 없는 사람이 왜 두려워하느냐”라고도 했다.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의 재등판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개인적인 이해타산이나 손익을 계산해 보면, 지방선거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정도로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는 생각이 많다”며 “그러나 현재 우리 민주당과 민주당 후보들이 겪는 어려움은 지난 대선 결과 때문이다. 어려움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어떤 일도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부각했다. 그러면서 “제 출마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자는 압도적으로 반대하고, 민주당 지지자는 압도적으로 찬성한다”고 부연했다.
성남 분당갑이 아닌 인천 계양을로 출마한 것과 관련해서는 “대선 전 후보로서 당을, 전국을 대표하는 입장이라면 특정 지역의 연고를 따지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라며 “연고에 따른 판단을 구하는 게 아니라 이번 지방선거의 전체 구도를 위해 전체 민주당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하는 일이기에 연고보다는 책임과 당리가 훨씬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고문을 향해 “당선될 경우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라”고 몰아세웠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 전 지사의 출마 선언은 한마디로 검찰 수사로부터의 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는 강원랜드 의혹 사건으로 수사받을 당시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고 즉각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며 “이 전 지사는 모든 의혹 앞에 자신 있다면 지체 없이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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