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입자 처음으로 감소세
주가 연초대비 70% 폭락 위기감
광고 포함 저가 서비스 출시 예고
칠레 등선 계정공유에 과금 시작
美 IT업계 스타트업서 해고 진행
22년전 ‘닷컴버블 붕괴’ 재연 우려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업체(OTT) 넷플릭스가 10월부터 계정공유를 금지해 한국 가입자 500만명(지난해 연말 기준)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최근 신규가입자 감소로 주가 급락을 맞은 넷플릭스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 등에서 연내 광고를 포함한 저가 서비스를 도입하고 계정공유도 금지할 방침임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광고를 포함한 저가 서비스 도입 시기를 올해 4분기(10∼12월)로 정하고, 비슷한 시기에 유료회원 계정의 비밀번호 공유행위도 단속하기로 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고객과 매출 기반을 유지·확대하기 위한 긴급 대책이다. 1996년 설립도 2011년 본격적으로 현재와 같은 서비스 체제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지난 1분기(1∼3월) 11년 만에 처음으로 회원수 순감이라는 충격적인 경영성적표를 받았다.
1분기 기준 전 세계 유료 회원수는 2억2164만명으로 전분기(2021년 10∼12월)보다 20만명 감소했다. 이 여파로 넷플릭스 최근 주가는 지난 1월 대비 70%가량 폭락했다. 한국의 유료 가입자는 지난해 연말 기준 500만명으로 알려졌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향후 1∼2년 내 광고 포함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계정공유 단속은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차원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앞서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에서 추가요금(2.11∼2.99달러)을 내면 동거하지 않는 계정 공유자를 2명까지 추가할 수 있게 했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자사 서비스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계정공유를 묵인해 왔다. 하나의 아이디로 여러 명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넷플릭스를 접속할 수 있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3000만가구가 계정을 공유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는 1억이 넘는 가구가 다른 유료회원 계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넷플릭스는 또 그동안 콘텐츠 품질 차별화 등을 이유로 광고를 포함한 서비스 출시를 거부했었다. 최근 OTT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HBO 맥스와 훌루 등이 광고 기반 요금제를 내놓자 방침을 바꿨다.
한편 팬데믹(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주가가 급락하면서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붕괴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코로나19로 수혜를 본 미국 IT기업도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대응해 몸집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궤도 수정에 돌입했다.
미국 IT 업계의 해고 상황 집계 사이트에 따르면 무료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 동영상앱 카메오 등 스타트업 29곳이 지난달 부터 해고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기간 인원이 700명에서 3800명으로 늘어난 로빈후드는 정규직 직원의 약 9%를 감원할 방침이다.
IT기업이 비필수 분야 인력을 줄이는 등 수익성 중심으로 돌아서고 있다. 올해 모기업 메타의 주가가 41% 급락한 페이스북은 최근 고용 규모 동결 방침을 직원들에게 알렸다. 메타도 고용을 중단하거나 줄일 계획이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도 최근 신규 채용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넘쳐나는 유동성 속에 스타트업들은 쉽게 투자금을 모집했고, 수익성보다 성장을 중시하며 공격적으로 고용을 늘렸지만 최근 들어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000년대 닷컴버블 붕괴 당시 IT기업 감원으로 실리콘밸리 인근 교통량이 줄고, 주차 장소를 찾기 쉬울 정도였다고 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2000년대와 같은 증시 붕괴가 올지 10년 넘게 궁금해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전세계 봉쇄에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현재 IT 업계가 당시와는 다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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