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대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 연착륙 관건

“과감한 규제 혁신 등을 통해 창의적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를 풀고, 모래주머니를 벗겨드리면서 기업이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해야 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1일 취임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탈(脫) 규제, 민간 주도 성장’을 핵심으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와이(Y)노믹스’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추 부총리는 이날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의 엄중함을 강조하며 “물가 안정 등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면서 거시경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그는 ‘민간 주도 성장’을 언급했다. 추 부총리는 “민간·시장·기업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려 저성장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공공·노동·교육·금융·서비스 부문의 변화와 혁신을 강력히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의 이런 발언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인 ‘와이(윤석열 대통령의 이니셜)노믹스’의 핵심 내용이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역동적 경제 성장’을 지향하는 와이노믹스는 문재인 정부의 ‘소주성’(소득 주도 성장)과 대비된다.

이달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경제의 중심을 ‘기업’과 ‘국민’으로 전환해 민간의 창의, 역동성과 활력 속에서 성장과 복지가 공정하게 선순환하는 경제시스템을 지향해야 한다”면서 기업의 혁신 성장을 위해 금융·세제 지원을 늘리고 미래 먹거리 산업을 전방위 지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취임식과 만찬에 대기업 총수들을 대거 초청함으로써 ‘친기업 정부’ 이미지를 더욱 굳혔다.
윤석열 정부 초기 경제 사령탑인 추 부총리는 와이노믹스를 중심에 두고 우리 경제가 직면한 각종 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장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며, 고물가와 성장 동력 저하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제 연착륙을 이끌어야 한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것도 중요 과제다.
추 부총리는 기재부 내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 운영해 금융·외환시장 등 경제 상황 전반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선제적 대응 조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그는 “인구·산업 구조의 근본적 변화와 함께 양극화, 가계부채 급증 등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출범한 새 정부 경제팀은 전열을 가다듬을 여유조차 없다”며 “비상한 각오로 지금 바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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