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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즉각 휴전해야" 伊 총리 제안에 바이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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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11 15:20:00 수정 : 2022-05-11 15: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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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탈리아 정상회담에서 ‘시각차’ 드러나
"우크라 완전히 이겨야" vs "러시아 체면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와 만나 정상회담을 한 뒤 SNS에 올린 사진. SNS 캡처

10일(현지시간) 열린 미국·이탈리아 정상회담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대하는 영미권 대 유럽연합(EU)의 시각차가 일부 드러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과 영국은 우크라이나가 끝까지 러시아와 싸워 이겨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EU는 ‘휴전 후 평화협상 개시’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서방의 굳건한 단결을 다짐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으나, 이번 전쟁을 끝내는 출구전략을 놓고 조만간 서방 내부에서 이견이 표출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미국·이탈리아 정상회담에서 ‘시각차’ 드러나

 

이날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방미 중인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탈리아 두 나라가 G7(주요 7개국)의 일원으로서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경제제재,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주도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잔혹함에 대응하는 데 있어 가장 가까운 동맹 중 하나이자 좋은 친구”라는 말로 이탈리아를 치켜세운 뒤 “양국은 긴밀한 연대를 맺어온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어가 능통한 드라기 총리는 이탈리아어 대신 영어로 바이든 대통령의 환영사에 화답하며 “푸틴이 우리(미국과 EU)를 분열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실패했다.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해 일단은 바이든 대통령과 장단을 맞췄다. 그러나 곧 “하지만(But)”이라며 미국과는 상당히 다른 EU 내부 기류를 전했다.

 

“하지만 저는 이탈리아와 유럽에서는 사람들이 이 대학살, 그리고 폭력행위를 당장 끝장내고 싶어한다는 점을 대통령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합니다. … 적어도 일단 휴전(ceasefire)부터 먼저 선언하고 나서 평화협상을 다시 시작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고 싶어합니다.”(드라기 총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시민들이 부서진 러시아군 탱크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 키이우=AP연합뉴스

갑작스러운 ‘휴전’ 발언에 바이든 대통령은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저는 강력한 EU가 미국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다”고 다소 뜬금없는 말을 꺼냈다. 이는 애초 EU가 우크라이나를 신속히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든지 뭔가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면 전쟁 같은 극단적 상황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란 ‘힐난’을 담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유럽 대륙에서 일어난 일을 EU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미국 개입을 초래한 데 대해 ‘도대체 미국 없이 EU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는 불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양국 정상은 다시 “푸틴은 미국과 유럽을 갈라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나 오판이었다”며 “미국과 이탈리아, 그리고 유럽은 진정한 친구”라는 말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긴 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를 두고 영미 대 EU의 시각차가 노출됐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우크라 완전히 이겨야" vs "러시아 체면도…"

 

미국은 최근 제2차 세계대전 도중인 1941년 3월 영국 등 다른 연합국에 무기를 무한정 공급하기 위해 만든 무기대여법을 꼭 81년 만에 부활시켰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무기를 신속히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를 통과한 법률안에 서명하며 “전투의 대가는 비싸지만 그렇다고 침략에 굴복한다면 훨씬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좀 더 희생을 감내하더라도 러시아와 끝까지 싸워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SNS에 게시한 연설 동영상. 그는 “우크라이나가 이길 것이란 확신이 지금보다 더 강력했던 적이 없다”고 했다. SNS 캡처

미국의 맹방인 영국은 아예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장담하고 나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가 이길 것이란 확신이 지금보다 더 강력했던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계속하는 한 영국은 우크라이나와 어깨를 맞대며 함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또한 ‘휴전’과는 전혀 거리가 멀고 우크라이나가 계속 힘든 전투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 하는 출구전략을 놓고서 서방, 즉 미국·영국·EU 간에 분열이 일어날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영국 BBC의 국제문제 전문기자 제임스 랜달은 지난달 25일 보도에서 “지금 서방은 ‘우크라이나와 연대하자’는 구호 아래 똘똘 뭉쳐 있지만 서방 주요국들 사이에 의견차가 커지면 그때 우크라이나는 어떻게 될까?”라고 질문을 던진 뒤 내분을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요인들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영국이 이번 전쟁 목표를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승리’에 두는 반면 EU 주요 회원국들은 러시아 체면을 어느 정도 살려주는 선에서 ‘우크라이나의 부분적 승리’를 원하고 있다며 “미국·영국은 러시아가 전쟁에서 완패해 강대국 대열에서 아예 탈락하기를 바라겠지만, 아마도 유럽 동맹국들은 이런 비전까지 공유하려 들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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