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딸의 자녀 논문 관련 의혹에 대해 ‘입시에 제출하지 않았으니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에 대해 서울대학교 교수가 “이는 해외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스펙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10일 김명환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교수는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한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 “딸 논문을 입시에 사용하지도 않았고 사용할 계획도 없다고 얘기했는데,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면 왜 굳이 오픈액세스저널을 표방하는 사이비학술지, 그런 곳에 상당한 초고료를 줬는지 그게 설명이 잘 안 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한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자녀 논문 대필 의혹에 대해 “연습용 리포트로 입시에 활용된 적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김 교수는 한 후보자가 올렸다는 ‘오픈액세스저널’에 대해 “말 그대로 비싼 구독료나 이런 것을 내지 않고도 지식과 정보를 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며 “그런데 실제로 해외에서나 국내에서 어떤 학술지나 출판사나 학술정보업체가 그런 전자저널을 독점해서 비싼 구독료를 받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ABC Research’라는 학술지에 실린 한 후보자 딸 논문 세 편을 검토했다고 밝힌 김 교수는 “그 학술지의 홍보 영상을 보면 자신들은 ‘아주 훌륭한 다학제적인 여러 학문을 다루는 학술지고 아시안 비즈니스 컨소시엄이 후원하는 곳이다’ 이렇게까지 얘기하면서 ‘논문을 투고하면 대기시간이 제로다’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즉 심사하지 않는다는 얘기”라며 “그리고 투고에 드는 비용 단돈 50달러(한화 약 6만 3865 원)다, 미화 50달러라고 선전한다. 그 이상은 안 해봤는데 대개 투고결정 통보를 하면서 게재하고 거기다가 계속 온라인에 올려놓으려면 ‘돈을 더 내라’ 이렇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게 약탈적 학술지 사이비 학술지의 주된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김 교수는 “입시에 사용할 계획도 없다고 했다면 왜 그렇게 돈을 내고 그런 학술지에 거기에 실었는가라는 의문이 여전히 남는다”면서 “해외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스펙으로 사용하려고 했던 계획이 있을 거라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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