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호 등 2666명 檢에 고발장
“이재명 등 대장동 개발사업 배임”
원주민들, 11일 첫 관련 형사고발
공수처서 文·李 수사 가능성 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하자마자 월성1호기 조기폐쇄와 관련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원주민들은 제20대 대선에서 집권여당 후보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 등을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전직 대통령과 대선 후보 등을 겨냥한 수사가 시작될지 주목된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날을 세워 온 시민단체 탈원전국정농단 국민고발단·원자력살리기 국민행동 등 2667명의 고발인은 10일 문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죄로 대전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인 대표를 맡은 강창호 전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 새울1발전소 노조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월성1호기 조기폐쇄는 문 전 대통령의 ‘월성1호기 영구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가요?’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며 “(문 전 대통령은) 채희봉 등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직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감사원이 검찰에 보낸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 관련 ‘수사 참고 자료’에는 2018년 4월 문 전 대통령이 보좌진에게 월성1호기 즉각폐쇄 시기를 물었고, 당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은 이를 ‘대통령의 뜻’으로 받아들여 월성1호기의 경제성 평가를 조작해 조기폐쇄를 밀어붙였다는 의혹이 포함됐다.
강 전 위원장은 “문재인은 탈핵 사기꾼에 속아 넘어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미래를 흥정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장동 원주민들과 우계이씨 판서공파 종중은 11일 서울중앙지검에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요 결재라인이던 성남시 관계자 등 15명을 배임죄와 도시개발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피고발인 명단에는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상임고문을 비롯해 개발사업을 담당한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 천문학적인 개발이익을 실현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의 대표 이성문, 대주주 김만배 등이 포함됐다.

우계이씨 판서공파 종중은 대장동에서 대대로 터를 잡고 산 원주민으로,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원주민들이 형사 고발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대장동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지 1년이 다 돼가는데도 최대 피해자인 원주민을 위한 아무런 조치가 없는 점에 분개한다”며 “향후 성남시장이 범죄수익 환수에 미온적일 경우 원주민과 종중은 성남시장에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과 이 상임고문 관련 수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맡게 될 공산이 크다. 공수처 관계자는 “고위공직자 범죄란 재직 중에 일어난 범죄도 포함이 된다”며 공수처 관할임을 확인했다. 공수처가 수사를 맡을 경우 임기가 2024년까지인 김진욱 공수처장은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에 칼날을 겨눠야 하는 처지가 된다.
검찰은 해당 조항의 ‘범죄 인지’를 ‘검찰 수사 뒤 범죄 혐의가 확인될 경우’로 한정하고 있어,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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