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국방부 청사 2·5층서 근무 예정
역대 처음으로 기자와 한 건물 사용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공언해 온 미국 ‘백악관’을 벤치마킹한 대통령실을 용산에 선보였다.
대통령실 건물은 지난 정부까지 국방부 청사로 사용되던 곳이다. 지하 3층, 지상 10층으로 구성됐다. 윤 대통령은 2층과 5층을 집무실로 사용한다. 국방부의 2∼4층 이전 작업이 늦어져 윤 대통령은 5월까지 5층의 제2 집무실을 이용하다가 이후 2층 주 집무실 공사가 끝나면 두 곳을 오가며 일할 예정이다.
2층에는 대통령 집무실 외에 비서실장과 부속실, 경호처가 일부 공간을 사용한다. 국무회의실과 최대 2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강당도 마련된다. 강당은 테이블을 놓고 외빈 환영 리셉션 등을 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안보실장이나 수석들, 일부 비서관들은 3층에 사무실을 둘 예정이다. 6층은 비서실, 9층은 경호처가 쓴다. 4층부터 10층까지 나머지 공간에는 비서실 실무진과 민관 합동위원회가 분산 배치된다. 2∼4층 공사 완료 전까지는 비서실이 일단 6층에 입주하고 국무회의 역시 임시로 화상회의가 가능한 7층 회의실을 사용한다.
대통령 집무실 바로 아래층인 1층에는 기자회견장과 기자실이 자리했다. 역대 정부와 달리 대통령과 참모진, 기자들이 한 건물을 사용한다. 기자실은 총 3개의 공간(98석·38석·34석)으로 구성됐는데 1층 가운데에는 브리핑장(자유석 46석)이 임시로 마련됐다. 정식 브리핑룸은 1∼2개월 내로 공사가 끝날 예정이다.
지하 2·3층에는 국가위기관리센터가 설치돼 북한 도발 등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지하 1층은 식당이나 편의점 등이 들어선다. 건물 외곽은 기존 담벼락을 철거하고, 백악관을 모델 삼아 안이 들여다보이는 2.4m 높이의 울타리를 칠 계획이다. 주한미군 용산기지 부지를 돌려받고, 공터를 시민 공원으로 만들어 누구나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친근한 집무실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포부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서초구 자택에서 용산 집무실로 출퇴근할 예정이다. 대통령 관저로 사용할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은 10일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이르면 이달 말 입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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