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문희상 “국민통합·국가경영은 곱셈… 하나가 0점이면 둘 다 0점” [윤석열정부 용산시대]

, 윤석열 시대

입력 : 2022-05-10 19:00:00 수정 : 2022-05-10 19:27:18

인쇄 메일 url 공유 - +

새 정부에 바란다 ① 문희상 前 국회의장

“첫째도 둘째도 ‘국민통합’ 중요
외환위기 ‘금 모으기 운동’ 보라

대통령이 국회에 간섭 안 하면
여당이 얼마든지 자립 가능해

巨野 상대로 협치 정국 운영한
노태우·김대중 정부 본받을 만

안보에는 이념·진영 따로 없어
국방 정책·예산으로 증명해야”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10일 세계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여소야대 정국에선 국민통합이 가장 중요한데 윤석열정부는 인사에서 시작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8월 본지와 인터뷰하는 모습. 허정호 선임기자

야권 원로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10일 출범한 윤석열정부를 향해 “첫째도 둘째도 국민통합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여소야대 국면일수록 더욱 그렇다”고 당부했다.

문 전 의장은 이날 세계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크게 두 가지로, 국민통합과 국가경영”이라며 “두 분야는 덧셈 후 나누기로 평균을 낼 수 있는 게 아니라 곱셈이기 때문에 둘 중 하나가 빵점이면 국정이 빵점이 된다”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지난 두 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 보여준 윤석열정부의 행보가 국민통합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문 전 의장은 “통합은 말로만 국민통합위원회를 만들어서 야당 성향 사람들이나 그쪽에서 일하다가 배신한 사람을 데려와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실제로 협치를 해야 하는데 시작부터 잘못됐다”고 개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협치이자 국민통합이라고 내세운 방식이 실상 야권에서 ‘팽’당한 인물을 데려다 기용하는 게 전부라는 것이다.

문 전 의장은 새 정부가 참고할 사례로 노태우정부와 김대중정부를 꼽았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협치’로 정국 운영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윤석열정부는 임기 초반 여소야대로 과반의 더불어민주당을 상대해야 한다. 문 전 의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은 3당 합당(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합당으로 민주자유당 탄생) 전까지는 무조건 의회주의에 방점을 찍어서 국회에서 하는 일을 간섭하지 않고 오히려 그 말을 따랐다”며 “의회주의 사상 최고로 많은 효율성이 극대화하는 파급효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이래라저래라 국회에 간섭 안 하면 여당이 얼마든지 자립하고, 여야가 합의할 수 있다”며 “그 덕분에 당시 5공화국 청산도 가능했고, 어려운 국정을 넘길 수 있었다. 남북 기본합의서도 그때 탄생했는데 이후 문서로 만들어진 것 중엔 그 이상 가는 게 없지 않으냐“라고 설명했다.

 

문 전 의장은 김대중정부 때 새정치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연합 정권을 성공 사례로 평가했다. 김대중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내기도 한 문 전 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모든 문제를 협치하려는 자세로 인사문제를 풀었다”면서 “이것이 외환위기 극복의 원동력이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종필, 박태준, 이한동 등 야당대표들을 총리로 세웠다”며 “심지어 극우 성향이라고 할 수 있는 강인덕씨를 통일부 장관에 앉혔다. 또, 김중권 대통령 비서실장은 민정당 법사위원장 출신이지 않았나“라고 열거했다. 이어 “모든 자세를 협치에 방점을 두고 했다. 인사가 굉장히 중요한 대목”이라며 “(윤석열정부는) 지역 안배나 성별 고려도 없다. 탕평이 중요한데 인사를 그렇게 해서 걱정이다. 성공한 정부가 되려면 지금이라도 그런 길을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보와 경제 등 국가 운영의 묘를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통합 정부‘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전 의장은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지 않나. 이념이나 진영과 관계없이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진영 논리에 빠지면 이긴들 무슨 소용이 있나. 배가 가라앉으면 난파선에서 죽는다. 위기감이 있다면 그것도 최우선은 통합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을 하나로 묶는 작업을 잘할 때 안보도 튼튼해진다”고 했다.

 

특히 보수 정권 때보다 진보 정권 때 국방예산이 늘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말로만 ‘안보’를 외칠 것이 아니라 정책이나 예산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전 의장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정부에서 국방예산이 높은 편이었다”며 “오히려 이명박·박근혜정부 때 국방예산 증가율이 떨어졌다. 국방의 본질에 대해서 덮어놓고 말로만 ‘주적이 누구냐‘고 하는데 그게 안보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내부적으로는 실질적인 군사역량을 강화하고 여야가 이념 대결을 안 해야 한다. 무너지면 다 죽는 것이기 때문에 힘을 합칠 생각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갈라치기를 하면 어느 진영이든 집권했을 때 ‘마이너스’”라고 덧붙였다.

 

경제와 관련해서도 “외환위기 이후 들어선 김대중정부에서 국민통합을 강조하면서 ‘금 모으기 운동‘ 등을 통해 제일 먼저 위기를 극복했다”며 “국민이 전심전력을 다해서 혼신의 힘을 발휘할 때 경제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 아무리 안보와 경제를 잘해도 국민통합을 못 하면 빵점이라고 한 게 그래서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지수 '시크한 매력'
  • 에스파 닝닝 '완벽한 비율'
  • 블링원 클로이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