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왕 경쟁도 역전 기대감 키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주관방송사인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매주 리그 선수들의 ‘파워랭킹’을 매긴다. 최근 5주간 골, 도움, 패스 등 33가지 세부항목을 바탕으로 활약을 평가하는 순위다. 시즌 전체를 기준으로 하는 누적랭킹도 동시에 발표한다. 이 누적랭킹에서는 올 시즌 대부분 기간 동안 리그 득점 1위를 질주하며 리버풀을 선두로 이끈 공격수 무함마드 살라흐가 독주해 왔다. 그런데 시즌 막바지 1위 주인이 바뀌었다. 바로 손흥민(30)이다.
스카이스포츠는 10일 2021∼2022시즌 누적 파워랭킹을 발표하며 “살라흐가 거의 시즌 내내 시즌 순위에서 1위를 지켜 왔으나 3경기를 남기고 손흥민이 그를 제치고 맨 위로 도약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이 누적 점수 7만1587점으로 7만1295점의 살라흐를 넘어섰다.
시즌 후반기 엄청난 득점 페이스가 역전을 만들어 냈다. 손흥민은 지난 2월26일 리즈와 27라운드 이후 11경기에서 무려 11골을 터뜨렸다. 지난 8일 살라흐 소속팀인 리버풀과 맞대결에서 득점으로 리그 20골도 돌파했다. 득점 선두 살라흐(22골)와 격차는 이제 2골에 불과하다.
기록의 밀도는 오히려 살라흐보다 앞선다.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은 이번 시즌 페널티킥 없이 20골을 기록 중으로, 기대득점(xG·13.11)의 거의 두 배를 넣었다”고 밝혔다. 기대득점은 슈팅을 시도한 위치(상대 골문과 각도, 거리)와 상황(슈팅을 시도하는 선수와 상대 수비수의 거리) 등 요소에 따라 계산되는 ‘득점 기대치’로 쉬운 찬스일수록 기대득점이 높다. 기대득점보다 실제 득점이 많다는 것은 손흥민이 그만큼 어려운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는 뜻이다. 스카이스포츠는 “살라는 기대득점(22.43)과 비슷한 22골을 넣었고, 그중 5골이 페널티킥”이라면서 손흥민 득점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했다.
이렇게 시즌 누적 파워랭킹을 앞서다 보니 자연스럽게 득점왕 레이스 역전까지 기대하게 된다. 토트넘의 남은 3경기가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와 번리, 노리치시티전이라는 점이 기대감을 더 키운다. 아스널은 손흥민이 그동안 꾸준히 강점을 보여 온 팀이고, 번리와 노리치는 리그 하위권에 처져 있는 팀들이라 골을 추가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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