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백신의 10% 이상 수출 개도국 제외’ 조항에 中 적용돼
블룸버그 “美, 中 mRNA 백신 지재권 면제 시 불공정 이득 우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지식재산권(지재권) 면제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이자 반발하고 나섰다.
10일 WTO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WTO는 지식재산권협정(TRIPS) 관련 조항의 일시적 면제를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가격 등의 이유로 화이자나 모더나 등에서 개발한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개도국의 접종률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WTO에 2020년 10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등의 지재권 면제를 공동 제안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는 지난 3일 미국, 유럽연합(EU)과 합의안 초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이 최종 채택되면 면제 기준을 충족하는 개도국은 코로나19 백신 특허 소지자의 승인 없이도 백신을 자체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중국은 합의안 초안 중 ‘2021년 기준 전 세계 백신 용량의 10% 이상을 수출한 개발도상국을 제외한다’는 조항에 강하게 반대했다.
리청강(李成鋼) WTO 주재 중국 대사는 “수출 점유율 기준을 사용해 적격 회원을 정의하는 내용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합리하고 자의적인 기준은 외부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뿐 아니라 향후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리 대사는 “이 조항이 유지되면 WTO에서 오랫동안 지켜온 통합과 협력의 정신이 보존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WTO 회원국들은 이 결정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약 20억회 분량의 자체 개발 백신을 수출해 점유율 10%가 넘은 유일한 개발도상국이다. 주요 백신 제조 허브였던 인도는 작년에 수출 금지령을 내리면서 점유율이 10%가 안됐다.
블룸버그는 미국 등에서 중국이 mRNA 백신 지재권 면제시 불공정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뿐 아니라 선진국 중에도 지재권 면제에 반대하는 국가가 있어 합의안 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제조 국가인 영국과 스위스는 지재권 면제가 개도국의 백신 접근을 확대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합의안은 164개 회원국 통상장관이 참석하는 다음달 WTO 제12차 각료회의(MC12)에서 채택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