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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여기 카메라 보세요” 북악산 등산로 54년 만에 전면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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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10 10:36:20 수정 : 2022-05-10 10: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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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김신조 사건’ 이후 보안·경호 이유로 입산 금지
이른 시간에도 등산객들 많이 찾아… 봄 정취 만끽

“쿵, 쿵, 쿵”

 

10일 오전 7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 담벼락 너머에서 타고(打鼓) 소리가 힘차게 울리자 춘추문이 열렸다. 이 길을 통해 청와대부터 시작하는 북악산 등산로가 이날 전면 개방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날 청와대 개방과 함께 그동안 보안과 경호 등을 이유로 막혔던 일부 등산로도 열리면서 북악산 등산로도 54년 만에 완전히 문을 열었다.

 

정부는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청와대 춘추문 앞에서 북악산 등산로를 완전히 개방하는 기념행사를 열었다. 인근 삼청동 주민 등 100여명 가량의 시민들은 행사 시작에 앞서 춘추문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춘추문이 열리면서 북악산으로 통하는 청와대 내부 길이 열리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춘추관 주변을 돌아보며 북악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날부터 일반에 개방한 구간은 백악정∼북악산, 춘추관 뒷길인 삼청동 금융연수원∼백악정, 칠궁 뒷길인 경복고∼백악정 구간이다. 북악산은 지난 1968년 이른바 ‘김신조 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입산이 금지됐다가 2006년 이후 일부 구간이 개방됐다. 하지만 여전히 청와대와 일부 구간이 막힌 북악산은 국민의 품으로 완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완전 개방 첫날인 이날 평일 이른 오전 시간에도 가족이나 동네 주민과 함께 나온 등산객들이 많았다. 등산객들은 산에 오르면서 봄의 정취를 만끽했다. 이들은 곳곳에 핀 아카시아와 녹음이 짙게 물든 살구나무를 배경으로 연신 사진을 찍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나온 40대 김모씨는 “출근하기 전에 부모님과 함께 새로 열린 북악산을 등산하기 위해 나왔다. 못 보던 풍경을 봐서 너무 기분이 좋고 새벽 공기를 마셔 상쾌하다. 기뻐하는 부모님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전했다.

 

삼청동 주민 윤모(64)씨는 “30년 가까이 근처에 살면서 한 번도 이쪽 길을 오가지 못했다. 다른 등산로를 다니면서 이쪽을 쳐다보면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는데, 실제 오니까 체감된다”며 “다시 한 번 우리 동네가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4월에는 벚꽃을 포함해 봄꽃이 정말 화려하다. 지금 녹음이 우거진 모습도 아름답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문에서 열린 등산로 개방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등산을 하고 있다.

청와대를 포함해 북악산도 완전히 개방되면서 지역 주민들은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백경순 삼청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역 상권이 많이 침체됐었다”며 “대통령이 우리 주변에서 더는 살지 않아 섭섭한 마음도 있지만 많은 관광객이 청와대와 북악산을 찾아올 것으로 보여 지역 상권이 살아날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글·사진=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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