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여건 변화로 실현 가능해”
세종시장 민주 후보가 재공론화
국민의힘 측 “표심 얻기에 불과”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6·1지방선거 세종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KTX 세종역’ 설치를 두고 ‘숙원 사업 해소’와 ‘선심성 공약’으로 맞붙으면서 선거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KTX 오송역이 있는 충북도의 가세로 지역 갈등 양상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3선에 도전하는 이춘희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 후보는 ‘KTX 세종역’ 추진 카드를 또다시 꺼내들었다. 이 후보는 최근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지난 4년 동안 교통 여건 변화로 KTX 세종역 설치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가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돼 기존 호남 KTX가 교차하는 세종 남쪽에 KTX가 서는 간이역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발산리 인근에 금남역 설치 시 설계를 잘하면 광역철도와 고속선 2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의 민선7기 공약이었던 이 사업은 정부의 ‘신설 불가’ 입장에 따라 제동이 걸렸다.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는 이 후보의 공약이 ‘표심 얻기’ 도구에 불과하다고 몰아세웠다. 최 후보는 “KTX 세종역은 반드시 추진돼야 하지만 선거 때마다 나오는 선심성 공약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역 신설은 당장 실현하기 어려운 만큼 기존 조치원역에 KTX를 정차시키는 안으로 추진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이어 “현재 KTX가 평일 8회씩 무정차로 통과하는 조치원역을 정비하면 KTX를 정차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KTX 세종역 신설 논의는 2014년 ‘2030 세종시 도시기본계획’에 담기면서 본격화했다. 이후 2016년 총선에서 KTX 세종역 신설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당선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당장 인근 지역인 충남 공주와 충북에서 반발했다. KTX 세종역 후보지인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는 충북 KTX 오송역과 충남 KTX 공주역에서 각각 20㎞ 정도 떨어진 중간 지점이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난 해 신설이 불가하다는 방침을 내렸다. 앞서 2017년과 2020년 진행된 KTX 세종역 신설 타당성 조사에서는 비용 대비 편익(B/C)이 각각 0.59, 0.86으로 1을 넘지 못했다. B/C 수치가 1보다 낮으면 투자 대비 이익을 내지 못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세종시는 역 신설 비용을 1425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런 가운데 충북도민들이 KTX 세종역 신설 재등판에 발끈하고 나서면서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도민 비상대책위원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KTX 세종역 신설은 지역 이기주의를 자극해 표를 얻으려는 공약일 뿐”이라며 “세종시 행정수도완성을 위해 함께 투쟁해온 충북도민을 철저히 무시하고 배신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세종지역 정가 관계자는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이 설치되면 KTX 세종역은 필수 기반시설”이라며 “정부와 인근 지역과 적극 소통해 차근히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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