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없이 성과 나열 아쉬움 평가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9일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앞에서 퇴임연설을 하면서 “다음 정부에서도 더 국력이 커지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길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이제 선진국이며 선도국가가 됐다”며 “우리 국민은 참으로 위대하다. 저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한 것이 더없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2차 세계대전 후 지난 70년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 2차 세계대전 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 누구도 부정 못 할 빛나는 대한민국의 업적이며 자부심”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해서도 “선진국의 방역과 의료 수준을 부러워했는데 막상 위기를 겪어 보니 우리가 제일 잘하는 편이었다”며 “국민도, 정부도, 대통령도 정말 고생 많았다”고 돌아봤다. 임기 중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은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며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탓만은 아니었다. 우리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스스로 퇴임사를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사’라고 밝히면서 12분가량의 퇴임연설 내내 ‘위대한 국민’을 강조했다. 다만, 지난 5년을 돌아보면서 성과 위주로 ‘자화자찬’을 이어 간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저로 인하여 상처 입고 마음 아파했던 분들에 대해서는 충심으로 화해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김대중 전 대통령),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이명박 전 대통령) 등의 일부 반성이 뒤따랐던 전임 대통령과는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6시 청와대 정문을 나온 문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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