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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잊은 필리핀… 독재자 아들·딸 집권

입력 : 2022-05-09 19:30:00 수정 : 2022-05-09 21:48:30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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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 아들·두테르테 딸 당선 확실시
부친독재 등 과거 이미지 지우기 나설 듯
필리핀 대통령·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왼쪽)와 사라 두테르테가 대선(9일·현지시간)을 앞둔 지난 7일 파라냐케시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 현장에서 두 팔을 들고 군중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파라냐케=AP연합뉴스

필리핀 독재자 가문이 36년 만에 다시 권좌에 앉는다. 부통령은 철권통치를 폈던 현 대통령의 딸이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64)가 9일 실시된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된다. 지난해부터 여론조사에서 과반 지지율을 기록해 온 기세를 몰아 2위 레니 로브레도(57) 필리핀 부통령을 여유 있게 따돌릴 것으로 보인다.

 

마르코스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필리핀 대통령의 장녀 사라 두테르테(43) 다바오 시장도 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

 

권위주의 철권통치를 펼쳤던 대통령의 아들과 딸이 나란히 필리핀 정권을 접수하는 것이다.

 

특히 마르코스 주니어는 부친의 독재 역사를 부정하는 ‘과거 지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마르코스 주니어의 아버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은 아시아의 대표적 독재자였다. 1965년부터 21년간 독재 체제를 구축하다 1986년 ‘피플 파워’ 혁명으로 필리핀에서 쫓겨났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마약사범에 대한 무자비한 사형 집행 등의 인권 침해와 권위주의적 통치로 비판받아 왔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독재자 가문 이미지를 벗고 승기를 잡았다. CNN은 이번 선거를 “마르코스 가문의 이미지를 되살리기 위한 수십 년짜리 캠페인의 절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민다나오섬 불루안 자치구역 내 한 투표소에선 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해 경비요원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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