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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사실주의 만남 추구… 촌스러워도 이것이 연애의 현실”

입력 : 2022-05-09 19:27:58 수정 : 2022-05-09 19: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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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팅 프로그램 ‘나는SOLO’ 남규홍 PD

2010년초 짝짓기 예능 ‘짝’으로 유명

“대박보다 생존에 집중하니 인기끌어
현재 반영 진짜배기 연애 보여주고파
일반인 주연 예측 불가능 단점 공존
영철 논란 등 제작진이 확인 했어야
다음 시즌 2030 출연, 기대해주시길”

“출연자 선정은 답이 없더라구요. 항상 최선을 다해서 좋은 출연자를 찾아내야 하는 거죠. 사전 인터뷰는 보통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출연자 선정이 제일 중요하죠. 잘못하면 파장이 커요. 딱 봐서 별로다? 그래도 5분만 보면 편하겠지만 놓치는 이야기가 많을 겁니다. 어렵게 출연을 결정하신 분들이기에 최대한 마음을 열어놓고 같이 고민하다 보면 다른 면을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평범한 남자와 여자가 합숙생활에서 반려자를 찾는 ‘나는 SOLO’가 인기다. 여러 시즌 이어지면서 다양한 사연을 지닌 출연자들이 쌓아가는 이야기가 시청자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7월14일 케이블채널 ENA PLAY(전 NQQ)와 SBS Plus를 통해 방송을 시작한 후 점차 인기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를 뺀 모든 국내 OTT에서 방영되고 있다. ‘나는 SOLO’가 비슷한 시기 선보인 다른 데이팅(짝짓기) 프로그램을 앞선 매력은 무엇일까.

최근 ENA PLAY에서 만난 ‘나는 SOLO’ 남규홍 (사진)PD는 “‘대박’보다는 ‘오래 생존’하는 것에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저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어요. 닭살스럽거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저희와 맞지 않아요. 지금 우리 현재 모습을 잘 반영하는 ‘진짜배기’를 만들고 싶었죠. 다른 프로그램은 비교도 안 하고 참고도 안 해요.”

‘나는 SOLO’의 차별성은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사실주의’다. 비슷한 내용의 ‘솔로지옥’이나 ‘하트시그널’처럼 화려하지 않다. 누구나 꿈꿀 공간에서 선남선녀가 데이트하는 형식의 이들 프로그램이 판타지와 대리만족을 시청자에게 준다면, 때로는 촌스럽기까지 한 ‘나는 SOLO’는 그야말로 현실이다. 진짜로 연애하고 싶어 하는 일반 성인 남자와 여자가 출연한다. 출연자들이 지내는 공간(펜션)이나 패널들이 있는 스튜디오에도 힘을 주지 않는다. 아날로그적 감성과 복고를 느끼게 한다.

여기에 ‘나는 SOLO’만의 개성도 더해졌다. 영철, 영수, 정숙, 순자 등 출연자 본명을 대신하는 별칭이다. 남 PD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당시 사람들이 가장 선호한 남녀 이름”이라며 “출연자 성향에 맞춰 이름을 부여하고, 그게 캐릭터가 돼 시청자가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방송을 통해 결혼한 여성은 모두 ‘영숙’이다. 남성이 좋아할 성품을 지닌 여성에게 주어지는 별칭이 됐다. “(출연자를 정할 때) 캐릭터 있는 분을 캐스팅해야 프로그램을 쉽게 전개할 수 있습니다. 같은 매력을 지녔어도 캐릭터 있는 분이 출연해야 프로그램이 생기 있어집니다.”

2010년대 초반 짝짓기 예능 신드롬을 일으켰던 ‘짝’도 남 PD 작품이다. 당시에도 일반 성인 남녀를 출연시키면서 특유의 진정성으로 방영 때마다 화제가 됐다. 이미 익숙한 연예인이나 연예인 지망생이 아니라 일반인이 주인공이어서 참신했다.

이처럼 남 PD가 추구하는 일반인을 주연으로 한 예능에는 ‘예측 불가능’이라는 단점도 존재한다. ‘나는 SOLO’ 4기 영철 논란도 그 사례다. 4기 영철로 출연한 남성 참가자가 여성 참가자 정자에게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고, 방송 후 정자는 병원 치료를 받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사연을 공개했다. 남 PD는 “데이팅 프로그램은 출연자 선정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1차 서류, 2차 1시간 면접 등으로 참가자를 선정하고 있다”고 출연자 선정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제작진이 출연자 선정부터 촬영장에서도 문제가 없는지 잘 확인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영철 논란은 그분만의 문제가 아니고 원초적인 문제입니다. 이런 데이팅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가진 위험 요소는 항상 있어요. 그 위험 요소를 사전에 잘 차단하느냐는 제작진의 노하우, 능력입니다. 우리도 나름 그 문제를 신경 쓰고 있습니다. 항상 좋은 출연자를 찾아내면 좋겠지만, 약점이나 흠이 있더라도 현장에서 잘 관리해야 하죠. 출연을 결정한 분들은 자신의 치부나 단점이 노출될 수 있음을 감안하고 나옵니다. 용기 있는 분들이죠. 때로는 감정이 과잉 표출될 수도 있는데 그런 것을 시청자가 감안하고 봐 줄 필요도 있습니다.”

일반인 출연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방영 중인 7기 출연진에는 성우, 사회복지공무원에 환경공무관까지 출연한다. 호사가들은 ‘스펙(결혼 조건) 경쟁이 프로그램의 본질’이라는 관전평까지 내놓는다. “객관적으로 보는 분들이 스펙 차이를 느낀다면 어쩔 수 없는 거죠. 제작진 의도는 아닙니다. 제작진은 ‘이분들끼리 있을때 어느 정도 매칭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출연진을 짭니다. 이른바 ‘스펙’이 떨어지는 분은 다른 장점이 있고 ‘스펙’이 뛰어난 분은 약점이 있기에 이런 점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는 거죠.”

‘직업 편견을 깼다’며 화제가 된 환경공무관 출연 배경에 대해서도 “편견을 깨고자 넣은 건 아니다. 우리가 보는 기준과 이성으로서 보는 기준이 다를 수 있지 않은가. 사회적 이미지나 편견은 짝을 찾는데 작용하지 않는다. 다른 변수가 있기에 이 남자가 가진 장점이 있다면 다르게 작동하지 않을까 해서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사(士)짜 직업’이라고 무조건 대단한 ‘스펙’으로 볼 수 없는 게, 직업관 등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어요.”

40대 남녀의 남다른 사연을 전해준 이번 7기 방영은 11일 대장정을 마친 후 20∼30대가 출연하는 8기로 돌아올 예정이다. 7기 출연진에서도 큰 화제가 된 ‘모태솔로’ 옥순에 대해선 “방송이 끝나고 나면 많은 분이 찾을 것”이라고 결말을 귀띔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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