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트레이더 등 ‘3만 달러 이하’ 경고
비트코인, 국내외서 최고가 대비 ‘반토막’
투자심리 ‘꽁꽁’… 코로나 이후 최저 수준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가의 ‘반토막’으로 떨어진 가운데 금융 전문가들이 잇따라 추가 폭락을 경고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월가의 거물 투자자 피터 시프(58) 유로퍼시픽캐피탈 회장은 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3만달러 이하로 완전히 깨지면 1만달러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지금 매우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코인거래소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비트코인 가격은 미국시간 9일 오전 현재 3만363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6만7553달러 대비 절반가량 낮은 가격이다.
시프 회장은 자신의 여론조사에 응답한 1만6000명 중 80% 이상이 ‘비트코인이 3만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며 “가격이 3만4000달러인 지금 팔고 하락 후 다시 사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상이 불황을 야기하면서 인플레이션의 뚜렷한 감소는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금값이 치솟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프는 금 선호가이면서 비트코인 회의론자로 유명하다. 그는 이전에도 “비트코인은 사기”, “디지털 금이 아닌 디지털 리스크”라고 비평한 바 있다.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전문가도 비트코인 가격에 대해 ‘하락’을 점쳤다. 2018년 가상화폐 하락장을 예견했던 미국의 유명 가상화폐 트레이더 피터 브란트는 “차트를 살펴보면 비트코인이 약세에 접어들었다”며 “3만2000달러 선을 깨고 2만8000달러 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제프리 할리(Jeffrey Halley) 오안다 아시아 퍼시픽 프테 수석 마켓 애널리스트도 “위험 심리가 계속 심화하면 다음 지지선은 2만8000달러에 이어 2만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의 고전은 지난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 여파다. 고강도 긴축 우려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위험자산 회피·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 증권시장이 출렁이고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큰 이더리움의 가격도 이날 현재 246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역시 지난해 11월 최고가 4811달러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국내 가상화폐 시장도 충격을 받고 있다. 9일 오후 1시 현재 1비트코인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4429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한달 전(5325만원) 대비 17%가량, 8140만원대까지 올랐던 지난해 11월 최고점 대비 46%가량 낮다. 이더리움도 324만원대로 한 달 전(406만원), 최고점(580만원)대비 각각 20%, 44% 떨어졌다.

가상화폐 가격 하락과 전문가들의 비관적 전망에 따라 투자심리는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미국 가상화폐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 따르면 이날 가상화폐 시장의 투자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11로 ‘극도로 두려운(Extreme Fear)’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28(Fear·두려운)에서 1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지난해 가상화폐 가격이 최고점을 찍을 당시 이 지수는 84를 기록했으며, 2020년 12월 95까지 오른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기록한 최저 지수는 10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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