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예비후보, 단식 끝 사퇴
박선영·조전혁 단일화 논의 시작
조영달은 “최종 1인과 결판” 버텨
최종 2명의 후보 출마 가능성도
후보 난립에 진보 조희연 선두 속
13일 후보 등록 마감… 진통 예고

단일화를 둘러싸고 갈등을 겪던 서울시교육감 중도·보수진영 예비후보 4명 중 3명이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중도·보수진영의 후보 난립으로 조희연 현 교육감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단일화가 마무리되면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후보 등록 마감일(13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 방식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난항이 예상된다.
8일 박선영·이주호·조전혁 예비후보는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사퇴하고, 박·조 후보는 단일화 방식 등을 둘러싼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중도·보수진영은 그간 단일화를 둘러싸고 갈등을 겪어왔다. 박·조 후보 등 총 5명이 출사표를 던진 뒤 ‘수도권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협의회(교추협)’가 단일후보로 조 후보를 선출했으나, 박 후보와 조영달 후보는 단일화 과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이탈했다. 그러나 교추협이 박 후보와 조영달 후보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하며 고소전으로까지 번진 가운데 단일화를 돕겠다며 이 후보까지 선거에 뛰어들어 후보는 4명이 됐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다른 후보들이 단일화에 합의하면 사퇴하겠다. 8일까지 단일화를 이루자”며 단식에 들어갔고, 박 후보와 조전혁 후보가 전날 단식 현장을 찾은 뒤 밤늦게 단일화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가 단식투쟁까지 무릅쓴 것은 단일화에 실패하면 조 교육감의 3선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혼전이 이어진 중도·보수진영과 달리 진보진영에서는 조 교육감 외에 이렇다 할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여론조사기관 국민리서치그룹이 ‘교육플러스’ 의뢰로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800명을 조사한 결과 중도·보수진영 후보 4명은 각각 10∼1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4명의 지지율을 합하면 45.3%였고, 응답자의 절반(50.1%)이 “중도·보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지율 1위는 조 교육감(25.4%)에게 돌아갔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중도·보수진영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단일화에 실패해 조 교육감이 2선에 성공한 바 있다.
세 후보는 어렵게 단일화에 합의했으나 아직 갈등의 씨앗은 남아있다. 교추협 단일화 과정에서 이탈한 뒤 중도 교육단체 서울교육리디자인본부(서리본)에서 단일후보로 선출된 조영달 후보는 “박 후보와 조전혁 후보가 우선 한 명을 추리면 그 후보자와 단일화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박 후보와 조전혁 후보 측은 이에 부정적이다. 한 후보자 캠프 관계자는 “본인이 단일화 결선에 가 있을 테니 예선을 치르고 오라는 건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조영달 후보 측과의 단일화도 추진 중이지만 조 후보자가 말하는 방식으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달 후보와의 단일화가 파행을 겪는다면 중도·보수 진영에서 최종 2명의 후보가 선거에 나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단일화에 우선 합의한 세 후보자의 지지자 중 단일화에 불만을 가진 이들의 표가 조영달 후보에게 이동할 수도 있어 혼전이 예상된다. 실제 이날 단일화 발표 후 각 후보자의 지지자 단체채팅방에서는 단일화를 왜 한 것이냐고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기에 박 후보와 조전혁 후보의 단일화를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에 대한 논의도 남았다. 후보 등록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아 현실적으로 여론조사는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진통이 예상된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