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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농업 멈추면 세계 식량난 가중"… 도움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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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08 15:00:00 수정 : 2022-05-08 14: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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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O "러시아군, 우크라 곡물 훔치는 정황"
외신 "전쟁으로 우크라 밀 수확 감소할 듯"
지금 막지 못하면 극심한 식량 위기 가능성
우크라이나를 ‘유럽의 빵바구니’로 불리게 만든 비옥한 곡창지대 풍경. 포노마렌코 대사 SNS 캡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곡물을 약탈하고 곡물 저장고를 파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로 인해 세계 주요 밀 생산 및 수출국 가운데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올해 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분의 1 이상 감소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와 식량이 부족한 개발도상국들의 근심이 크다. 우크라이나는 점차 현실화하는 세계 식량위기를 들어 국제사회에 러시아 규탄 및 자국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 소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곡물과 농기구를 훔쳐 트럭에 실어 러시아로 반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자국으로 빼돌린 우크라이나 곡물이 약 7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곡물 저장고를 파괴했다는 미확인 정보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세계 밀 생산 및 수출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중이다. 비옥한 곡창지대를 가진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빵바구니’로 불리며 그간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밀을 해외에 수출해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약탈행위를 그냥 방치하는 경우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는 밀에 크게 의존해 온 나라들의 곡물 수급 사정이 나빠져 자칫 세계 식량난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당장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올해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량이 2100만t으로 확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라고 보도했다. 2100만t이란 수치는 지난 5년간 우크라이나 밀 생산량 평균에 비해 23%, 2021년의 3300만t과 비교해서는 무려 35% 감소한 것이다.

 

전쟁이 장기화하는데다 러시아의 곡물 약탈행위가 심각해지면서 우크라이나는 자국민을 먹일 식량 공급량 유지를 위해 곡물 수출 통제에 돌입했다. 사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도시들이 있는 흑해 연안을 봉쇄하는 바람에 바닷길을 통한 곡물 수출이 물리적으로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

우크라이나 농업식량부가 만든 SNS 게시물.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아 침공을 그냥 방치하면 결국 세계 식량위기로 이어질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포노마렌코 대사 SNS 캡처

러시아의 우크라이니 침공 개시 직후인 지난 3월 세계 밀 가격은 20%나 급등했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이 비료의 주요 생산국이란 점도 전 세계에 걸쳐 농업의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되었다.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밀 가격은 전쟁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미국과 인도 등지의 고온 건조한 날씨에 따른 밀 흉작 가능성 등으로 인해 앞으로 계속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큰 고통을 받아 온 개발도상국들 입장에선 설상가상으로 식량난까지 덮치는 최악의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세계 식량위기를 막으려면 지금 당장 이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중이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가 세계 밀 수출의 10%, 보리의 15∼20% 이상, 해바라기 기름의 50% 이상을 공급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5000만t의 농산물이 수출되었다“며 “이 정도 물량을 다른 공급선으로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세계적 식량난을 막으려면 국제사회가 러시아 규탄, 그리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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